'귀공자' 박훈정 감독 "김선호가 캐스팅 1순위…대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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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선호는 말 그대로 박훈정 감독의 '귀공자'다.
지난 21일 개봉한 박 감독의 신작 '귀공자'에서 주연을 꿰찬 데 이어 차기작인 '폭군'에서도 호흡을 맞춘다.
재작년 김선호가 사생활 논란에 휩싸이는 바람에 하차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박 감독은 계획대로 '귀공자'를 그와 함께 촬영했다.
박 감독은 차기작인 '폭군'을 통해 김선호뿐만 아니라 '귀공자'의 악역 김강우와도 재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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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배우 김선호는 말 그대로 박훈정 감독의 '귀공자'다.
지난 21일 개봉한 박 감독의 신작 '귀공자'에서 주연을 꿰찬 데 이어 차기작인 '폭군'에서도 호흡을 맞춘다. 재작년 김선호가 사생활 논란에 휩싸이는 바람에 하차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박 감독은 계획대로 '귀공자'를 그와 함께 촬영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 감독은 "김선호를 1순위로 캐스팅했다. 아무리 찾아도 다른 대안은 없었다"고 말했다.
"배우를 생각해 두고 시나리오를 쓰지 않고, 일단 완성한 뒤 (캐릭터에) 맞는 배우를 찾는 편이에요. '귀공자' 역시 그랬죠. 이 캐릭터를 김선호라는 배우에 다 맞춘 상태라 다른 배우를 찾는다는 걸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극 중 김선호는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해치는 프로 킬러 귀공자를 연기했다. 드라마 '스타트업', '갯마을 차차차' 등에서 보여준 선한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김선호의 어떤 면이 박 감독을 사로잡은 걸까. 박 감독은 "제가 봤을 땐 그런 (서늘한) 얼굴이 있었다"고 답했다.
"캐스팅 과정에서 선호 씨의 전작을 쭉 다 봤어요.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그런 얼굴과 느낌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직 못 봤을 뿐이죠. '아, 내가 먼저 써먹어야겠다' 하고 마음먹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잘하더라고요.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 나 사람 잘 보네' 했습니다. 하하."
박 감독은 그동안 '마녀' 시리즈, '낙원의 밤', '신세계' 등 캐릭터가 도드라진 작품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귀공자' 역시 김선호가 연기한 귀공자가 극 전체를 끌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귀공자는 기존에 봐온 킬러와는 다른 지점이 있다. 코피노 복서 마르코(강태주 분)를 쫓으면서도 명품 수트가 비에 젖을까 걱정하고, 새로 산 벤츠 백미러가 부서지자 진심으로 마음 아파한다.
"귀공자는 실력은 좋은데 약간 모자란 것 같고, 보통의 킬러보다 좀 더 속물인 거 같기도 한 사람이에요. 은밀하게 사람을 죽이는 게 킬러인데, 귀공자는 사람들을 의식해서 어딜 가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쫙 빼입죠. 이 친구 내면의 결핍으로 만들어진 허술함을 재밌게 그려보고 싶었어요."
장르도 박 감독의 전작들과 차별화했다. 처음엔 진한 누아르인 것처럼 보이던 '귀공자'는 이후 액션극으로 변했다가 코미디로 끝난다. 일견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장르의 결합이지만, 능청스러운 캐릭터의 힘 덕분에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제가 장르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원리주의자는 아니에요. 원래 좀 더 무거운 이야기였는데, 하다 보니까 가볍게 갈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맞춤옷을 입은 듯한 배우들을 더 활용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영화고 기존 제 작품이 떠올라 겁먹고 안 보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도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즐겁게 볼 수 있으실 겁니다."
박 감독은 차기작인 '폭군'을 통해 김선호뿐만 아니라 '귀공자'의 악역 김강우와도 재회한다. 배달 사고로 사라진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을 각기 다른 목적으로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분투를 그린 영화다.
박 감독의 히트작 '마녀' 시리즈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이야기인데, 시선을 돌려 마녀를 만든 이들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SF 판타지 느낌이라 '귀공자'보다 큰 이야기가 될 것"이라면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같은 큰 세계관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마녀' 시리즈에서 마녀뿐만 아니라 만들고 싶었던 다른 캐릭터들과 이야기가 아주 많아요. 이걸 하나씩 펼치고, 나중에는 다 합쳐보고 싶어요. 제 꿈은 그렇습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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