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주변 15층, 서여의도 43층…서울 고도지구 완화(종합)
남산·경복궁 '경관 보호'…약수역 일대만 최고 13층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약 51년 만에 서울 고도지구 규제를 전면 개편한다. 북한산 주변도 경관 조망을 해치지 않는 경우 15층 높이로 재개발이 가능하고, 구로구 오류고도지구와 서초구 법원단지 고도지구는 전면 해제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의 '新 고도지구 구상안'을 마련, 7월6일부터 열람공고를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연말까지 고도지구 개편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고도지구는 도시경관 보호와 과밀방지를 위해 건축물 높이의 최고한도를 정하는 도시관리계획이다. 1972년 남산 성곽길 일대에 고도지구를 최초 지정한 이후 남산·북한산·경복궁 등 주요 산이나 주요 시설물 8개소(9.23㎢)를 고도지구로 지정·관리해왔다.
그러나 제도가 장기화되면서 일대 주거 환경 노후화 등 부작용이 누적되자 고도지구를 최초 지정한 지 51년 만에 6개소(7.06㎢)로 조정하기로 했다.
◇북한산·국회의사당 고도제한 완화…오류·법원단지 전면 해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지역은 북한산 주변 고도지구로, 총 면적이 3.56k㎡에 달한다. 1990년 고도지구 지정으로 제2종 일반 주거지역의 건축물 높이가 '20m 이하'로 제한돼 7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었다. 이에 강북구와 도봉구 일대 개발에 제약이 됐고, 일대가 크게 낙후됐다.
이에 서울시는 고도제한을 28m까지로 완화하고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정비사업 시 최대 15층(45m)까지 완화하기로 했다. 다만 추가 완화할 경우 북한산 경관 보호를 위해 북한산으로의 통경축 확보 등 경관 관리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도봉구 덕성여대 차미리사기념관 현장을 방문해 "경관 보호를 그대로 유지하되 과도한 재산상 불이익은 최소한으로 조정했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강북권 주거 환경 정비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 고도지구'도 최고 43층 높이로 완화한다. 국가 중요 시설물인 국회의사당 경관 보호를 위해 51m로 일률적으로 관리되던 높이를 국회의사당에서 여의도공원으로 갈수록 75m→120m→170m 이하로 점진적 완화해 최대 약 43층 높이(상업시설 한 층 높이를 4m로 감안)의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오류·법원단지 주변 고도지구'는 전면 해제한다. 오류 고도지구는 서울과 부천시 경계부의 도시확장(연담화) 방지를 위해 1990년 지정됐으나 일대에 대단지 아파트 등이 들어섰고, 고도지구로 함께 지정됐던 부천지역은 해제돼 지정 목적이 상실됐다고 판단했다.
법원 단지 주변 고도지구도 국가 중요시설인 대법원·대검찰청에는 적용되지 않는 고도제한이 서울지방법원·검찰청에만 적용되는 것은 일관성에 어긋난다고 보고 고도지구를 해제 후 '서초로 지구단위계획'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남산·경복궁은 '경관 보호'에 방점…약수역 일대만 최고 13층
'남산'은 경관 보호에 방점을 두고 일부 기준만 완화했다. 서울의 대표 상징 경관인 만큼 한남대교·녹사평대로·서울역 앞 등 주요 조망점에서 남산 정상을 바라본 모습이나, 소월로·소파로 등에서 도심지를 내려다보는 조망 등을 최대한 보호하자는 취지다. 이에 남산에 인접한 용산구 후암동, 용산2가동, 이태원동의 고도 제한은 사실상 유지된다.
남산과 인접한 중구 지역은 고도제한이 12m·20m였던 지역을 12m~40m로 세분화한다. 필동의 경우 최대 12m에서 20m로, 장충동은 20m에서 28m로 완화된다. 약수역 일대 준주거지역에 한해 고도제한을 20m에서 32m~40m로 완화하기로 했다.
경복궁 주변 지역은 중요 문화재의 경관 보호를 위한 고도제한의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에 일부 중복 규제 지역에 대한 조정을 제외하고는 현행 건축물 높이 규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고도지구와 더불어 '한강변 역사 문화 특화 경관지구'도 실효성이 적다고 판단, 전면 해제한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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