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韓찾은 가족, 외인 감독은 함박미소…반등의 기폭제 될까 [SC포커스]

서튼 감독의 아내와 두 쌍둥이 딸들. 이사벨라, 모니카(아내), 소피아(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령탑 가족들의 응원은 롯데 자이언츠 '기세' 반등의 기폭제가 된 걸까.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미국인이지만, 사는 곳은 도미니카공화국이다. 한여름의 찌는듯한 날씨에도 "이 정도면 도미니카공화국에 비하면 따뜻한 편"이라며 웃곤 한다.

방학을 맞아 서튼 감독의 가족들이 한국을 찾았다. 서튼 감독은 아내 모니카와의 사이에 이사벨라, 소피아 두 쌍둥이 딸을 두고 있다.

KBO 유일의 외국인 감독은 시즌 내내 고된 기러기 생활을 보내야한다. 야구는 시즌이 긴 종목이다. 2월 스프링캠프부터 길게는 11월 포스트시즌까지 한국에 머물러야한다.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하고, 마무리캠프 도중 출국한다 해도 빨라야 11월 중순이다. 때문에 여름 방학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가족들이 서튼 감독에겐 반가울 수밖에 없다.

서튼 감독은 2005~2006년 현대 유니콘스, 2007년 KIA 타이거즈에서 외국인 선수로 뛰었다. 코칭스태프로 한국에 부임한 건 2020년 롯데 2군 감독이 처음이다. 이후 2021년 시즌 도중 1군 사령탑으로 승격됐다. 이해 한국을 찾았던 가족들이 코로나19에 걸려 즐거운 시간은 커녕 앓다가 돌아가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두 딸 모두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K팝의 열렬한 팬이다.

이들은 지난 24~25일 잠실 LG 트윈스전 현장을 찾았다. 각각 롯데 유니폼을 챙겨입고 열렬한 응원에 나섰다.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1사 1,3루 롯데 안치홍의 3루땅볼때 동점득점에 성공한 3루주자 전준우가 서튼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3.06.27/

아쉽게도 롯데는 두 경기 모두 패했다. 첫날은 롯데 마운드가 일찌감치 무너지며 1대9로 대패했고, 둘째날은 3-0으로 앞서던 경기를 3대7로 역전패했다.

하지만 가족의 방문은 거듭된 루징시리즈와 연패, 선수들의 줄부상에 지친 서튼 감독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준 이벤트였다. 롯데는 28~29일 부산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경기를 모두 기분좋게 승리하며 연패와 루징의 사슬을 끊어냈다. 롯데 입장에선 지친 불펜에게 휴식을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기세가 오른 마당에 우천취소로 인해 최하위로 추락한 삼성과 한 경기를 더 치르지 못한 점이 아쉬울 뿐이다.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까지 무실점 호투한 롯데 선발 박세웅이 야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3/

롯데는 30일부터 제 2홈구장인 울산 문수야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두산 역시 최근 10경기 4승6패로 흐름이 썩 좋지 않다. 어느덧 6위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다.

첫날 선발은 '안경에이스' 박세웅과 돌아온 브랜든 와델의 매치업이다. 박세웅은 최근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연패를 끊어낸 지난 23일 LG전 8이닝 1실점 호투는 그 정점이었다.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키움의 경기. 브랜든이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24/

브랜든은 지난해 후반기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외인으로 합류, 후반기 11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재계약은 무산됐지만, 두산은 새 외인 딜런 파일의 부상으로 인해 대만 라쿠텐 몽키스에서 뛰던 브랜든을 재영입했다. 복귀전인 2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한 바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