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진출' 변성환 감독이 강조한 '동기부여'..."선수들에게 제 일기장 보여줬다"
[포포투=백현기]
이번 대회 첫 경기인 카타르전을 치르기 전날, 지역예선에서 우즈베키스탄에 패한 날에 제가 일기장에 적은 내용을 보여줬다. 너무나 처절한 내용이었고, 가슴 아픈 내용이었고,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느낌을 적었다. 그것을 우리 선수들에게 카타르전을 앞두고 미팅 시간에 보여줬다.
쉽지 않은 경기 속에서 변성환 감독이 강조한 것은 동기부여였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17 축구 대표팀은 2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1-0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4년 대회 이후, 9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좋은 상승세를 이어왔고 4강에 안착했다. 지난 16일 카타르를 상대로 6-1 대승을 거두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고, 아프가니스탄을 4-0으로 격파하며 8강행을 확정했다. 3차전 이란에 0-2로 무릎을 꿇으며 2승 1패로 조 1위 자리를 이란(2승 1무)에 내줘 2위로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태국을 '개최국' 태국을 격파한 우즈베키스탄을 만났다. 한국은 초반부터 몰아쳤다. 결국 전반 31분 백인우가 프리킥을 성공하며 선제골을 만들었다. 이후 한국은 윤도영, 양민혁의 빠른 측면 돌파와 김명준의 포스트 플레이로 추가골을 노렸다.
하지만 한국의 추가골은 계속 터지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은 단단한 수비 집중력을 보였고,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역습을 노렸다. 우즈베키스탄은 막판까지 공세를 펼쳤지만 한국의 수비도 끝까지 한 점의 리드를 지켰고, 결국 1-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변성환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나고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동기부여'를 꼽았다.
변성환 감독은 "이번 대회 첫 경기인 카타르전을 치르기 전날, 지역예선에서 우즈베키스탄에 패한 날에 제가 일기장에 적은 내용을 보여줬다. 너무나 처절한 내용이었고, 가슴 아픈 내용이었고,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느낌을 적었다. 그것을 우리 선수들에게 카타르전을 앞두고 미팅 시간에 보여줬다"고 말하면서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가장 큰 승리 원동력이라 밝혔다.
결승에서 한국은 운명의 한일전을 치르게 된다. 오는 2일 오후 9시 펼쳐지는 결승전을 앞두고 한국은 무엇보다 빠른 회복이 중요해졌다.
[대한민국 U-17 축구 대표팀 변성환 감독 기자회견]
경기 총평
어떤 말로 표현할지 모를 정도로 기분이 좋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정말 힘든 경기였다. 사실 오늘 경기는 내용과 결과 모두 잡기에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선수들이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병원에 있기도 한데,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너무 충실히 잘해줬다. 그 덕분에 큰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우즈벡도 경기를 잘했는데, 승리 요인은
지역예선을 할 때 저희가 역전패를 당한 기억이 있다. 감독은 전략과 전술 이외에 어떻게 하면 우리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줄지를 고민한다. 사실 이번 대회 첫 경기인 카타르전을 치르기 전날, 지역예선에서 우즈베키스탄에 패한 날에 제가 일기장에 적은 내용을 보여줬다. 너무나 처절한 내용이었고, 가슴 아픈 내용이었고,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느낌을 적었고 그것을 우리 선수들에게 카타르전을 앞두고 미팅 시간에 보여줬다.
우즈베키스탄이 올라오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4강에 우즈베키스탄을 만났다. 절대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선수들과 한 마음이 돼서 오늘의 결과를 만들었다.
오늘 득점과 좋은 기회들을 많이 만든 백인우에 대해
아주 좋은 질문이다. 감독으로서 공개적인 자리에서 특정 선수를 언급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사실 백인우 선수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화려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 팀이 가장 중요히 여기는 팀 밸런스를 지켜주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상당히 기대가 많고, 무엇보다 훈련에 임하는 태도와 정신적인 부분이 성실하다. 감독으로서는 아주 좋아하는 선수 중 한 명이라 말하고 싶다.
다음 결승전은 한일전이다. 오늘 경기에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저희가 원래 잘 하는 것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 한일전은 기술과 전략적인 부분 외에 다른 부분이 경기 결과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 작년 이맘때쯤 일본과 친선전을 치렀는데, 그 때 저희가 졌다. 이 대회를 치르기 전에 꿈꿔왔던 시나리오는 4강에 우즈베키스탄, 결승에 일본을 만나는 것이었다. 그것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결승전은 아주 치열한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고 싶은 마음은 1도 없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보다 체격적, 체력적인 조건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눈으로 보기에 저희 선수들이 피지컬적으로 더 좋다고 보일 수 있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큰 차이는 없었다. 그 대신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은 것이 마지막 순간까지 이길 수 있었던 이유였다. 한 골을 넣고 두 번째 골이 터지지 않아 저희 선수들이나 제가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끝까지 무실점을 지키며 이겼다. 오늘은 실점 없이 마무리한 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결승까지 이틀 동안의 휴식 기간이 있다. 충분한 시간일지
양 팀 모두 똑같은 조건이다. 마지막 6번째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어린 선수들에게는 힘든 일정이다. 이틀이라는 시간은 회복하는 데 길지 않은 시간인 것은 맞다. 어느 팀이 회복을 잘 하는지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1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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