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쇼] ‘검사공천’은 생각하지마, 김기현 자꾸 단언하는 까닭
1. 한 달 새 3번 언급
김 대표는 지난 2일 열린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 “유능한 사람이 공천되도록 시스템 공천을 확립하겠다”며 검사 출신 전략공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공천은 당선이 확실한 지역으로 특정 인물을 공천하는 것. 김 대표는 지난 15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능력 중심의 민심 공천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검사 왕국이 될 것이라는 얘기는 터무니없는 억측일 뿐이고,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지난 21일에도 이어졌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 토론회에 참석한 김 대표는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검사 공천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검사 출신이 지역구 공천을 받은 것은 19대 총선에 24명, 20대 총선에 16명, 21대 총선에 17명이었으며 이 중 19대 공천에서는 11명이, 20대에는 8명이, 21대는 7명이 당선됐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계속해서 ‘검사 대거 공천설’이 나오는 것을 두고 23일 라디오에 출연해 “기존 정치인들의 피해의식”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4년 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위에서 누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면 나는 꼼짝없이 당한다, 이런 불안감이 있는데 정작 대통령은 전혀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검찰 출신 인사 중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오는 인사로는 윤 대통령의 측근 5인방이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의 주진우 법률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이원모 인사비서관이 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꼽힌다.
2. 부산 지역 물갈이설
국민의힘 공천이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TK)·부산경남(PK) 지역을 중심으로 대통령 측근인 검사 출신들이 공천받을 수 있다는 얘기는 이미 한참 전에 정치권에 흘러다녔다.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출신 인사들을 정부 요직에 대거 기용하면서 힘이 실렸다.
게다가 지난 19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사생활 논란 등으로 황보승희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권에서 돌던 ‘부산 지역 대거 물갈이설’이 재점화됐다. 특히 PK가 고향인 검사 출신들에게 이목이 쏠렸다. 현재 부산 지역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14명이며 이 중 8명이 초선이다. 총선 때마다 여야는 인적 쇄신을 내세워 절반 가량 교체해 왔다. 현재 PK에서 출마가 거론되는 검찰 출신 후보군은 10여 명에 달한다는 얘기까지 있다. 기반이 약한 초선 의원들이 주로 교체될 거란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라디오에 출연해 “검사 공천은 작으면 작을수록 우리 당에 도움이 된다. 안 그래도 ‘검사 정권이다’ 이런 프레임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당까지 검사 정당이 된다”고 우려했다.
3. 시스템 공천 강조하는데…
김기현 대표는 지난 3·8 전당대회 때부터 내년 총선 ‘시스템 공천’을 약속해 왔다. ‘경선’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거다. 김 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고 국민 편에 서서 불편부당하게 정치활동을 해왔다”며 “그런 경험과 정신을 바탕으로 당헌·당규에 의한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하고 공천 과정에 사심 개입이 배제되도록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의원이 ‘윤심’을 등을 업고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함께 커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대표의 ‘약속‘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는 지난 21일 토론회에서 “민심에 부합하는 인물들을 공천해야 하고 그 뜻에 있어서는 (윤 대통령과) 서로 간 차이가 없다”며 “윤 대통령과 1대 1회담을 굉장히 자주 해왔다. 제 기억으로 1대 1 형태로 10번 이상은 만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26일 라디오에 출연해 “김기현 대표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거 자체가 굉장히 큰 모순이다. ’내가 용산에 여러 번 갔는데 검사 공천 같은 거 없다더라‘라는 말 안에 깔린 게 대통령이 공천 다 한다는 거 아닌가”라며 “자기가 고민해가지고 당에서 해결해야 될 일을 왜 용산에 가서 물어보나. 엉뚱한 데 가서 답을 찾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민형 인턴기자/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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