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눈에는 보인다···‘만성 콩팥병’ 앓을 눈인지 아닌지
건강한 사람의 망막을 검사해 만성 콩팥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이 개발됐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주영수,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정탁 교수, 메디웨일 임형택 최고의학책임자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npj 디지털 메디슨’에 게재했다고 30일 밝혔다.
만성 콩팥병은 보통 6개월 이상 지속해서 신장 기능이 감소하거나 단백뇨가 있을 때를 가리킨다. 주로당뇨병과 고혈압이 신장 조직과 혈관에 손상을 일으켜 만성 콩팥병을 유발한다.
만성 콩팥병은 ‘침묵의 질병’으로 불릴 만큼 중증에 이를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이미 나빠진 신장기능을 회복시킬 치료법이 없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혈액 검사로 신장의 사구체의 여과율을 추정해 발병 위험도를 평가했다. 다만 사구체 여과율 추정 검사는 연령과 운동량 등 외부 요인에 쉽게 영향을 받아 당장 콩팥 기능이 정상인 사람은 위험도를 측정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눈의 망막을 검사해 만성 콩팥병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고 그 효과를 분석했다. 망막은 콩팥처럼 미세혈관으로 이뤄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고 당뇨병 환자들이 합병증 발생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망막 검사를 받기 때문에 접근성 역시 좋다.
연구진은 세브란스병원에서 검진받은 8만명의 망막 검사와 사구체여과율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킨 후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을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AI는 망막 사진의 혈관을 보고 사구체여과율의 감소를 예측하고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도를 평가한다. AI가 예측한 결과의 유용성은 영국 바이오뱅크 연구 대상자와 한국 당뇨병 환자 3만5000명을 대상으로 검증했다. 대상자들의 망막 사진을 살펴 최대 10.8년간 만성 콩팥병 발병 여부를 확인했다.
검증 결과 AI는 기존의 사구체여과율 추정 방식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도에 따라 대상자들을 4개 군으로 분류했을 때 AI가 예측한 대로 만성 콩팥병이 실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탁 교수는 “콩팥 기능이 정상이면 미래 만성 콩팥병 발생을 예측하기에 어려웠다”며 “이번에 개발한 AI로 만성 콩팥병 고위험군을 선별해 질병을 예방할 기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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