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입자 '중성미자' 우리은하에서 첫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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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입자(ghost particles)로 불리는 '중성미자'가 우리은하에서 검출됐다.
다른 은하에서 방출된 중성미자가 포착된 적은 있지만, 우리은하 내 중성미자 검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하에서 온 우주선(우주에서 지구로 내려오는 고에너지 입자선)이 대기와 충돌할 때 나온 입자가 중성미자 신호를 가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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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입자(ghost particles)로 불리는 ‘중성미자’가 우리은하에서 검출됐다. 다른 은하에서 방출된 중성미자가 포착된 적은 있지만, 우리은하 내 중성미자 검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우리은하를 새롭게 그려보는 ‘중성미자 천문학’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나오코 쿠라하시 닐슨 필라델피아 드렉셀대 물리학과 교수가 주도하고 14개국 350여 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이번 관측 결과는 2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과학자들은 정교한 망원경을 통해 밤하늘을 관찰하고 있지만, 이는 전파부터 감마선까지 모두 빛의 스펙트럼 내에서 진행한 관찰이다. 중성미자는 이러한 빛들과 다르다. 중성미자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입자 중 하나지만, 아원자(원자보다 작은 입자) 반응에서 방출되는 입자로 무게가 거의 나가지 않고 전하를 띠지 않는다. 다른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어 유령 입자라는 별칭도 붙었다.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미자는 지구의 지표면을 관통하지만 관측이 어렵다. 이에 아이스큐브 국제 공동 연구단은 남극 얼음 아래에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를 만들어 중성미자를 포착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남극 얼음 지하 깊숙이 5160개의 광센서를 심어 이 관측소를 만들었다. 뚫린 구멍이 다시 얼면 거대한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검출기가 탄생한다. 불순물 없이 깨끗하고 밀도가 높아 중성미자 신호를 포착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지난 10년 동안 태양계 밖에서 유래한 수백 개의 고에너지 중성미자가 이곳에서 발견됐다. 지난 11월에는 지구에서 47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NGC 1068에서 약 80개의 중성미자가 검출됐다.
하지만 정작 가까운 우리은하에 있는 중성미자는 관찰되지 않았다. 우리은하에서 온 우주선(우주에서 지구로 내려오는 고에너지 입자선)이 대기와 충돌할 때 나온 입자가 중성미자 신호를 가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그동안 등한시해온 신호에 집중했다. 또, 지난 10년간 수집한 6만 건 이상의 중성미자 관측 데이터에 머신러닝을 적용, 결국 우리은하에도 고에너지 중성미자가 방출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중성미자를 기반으로 촬영한 우리은하 모습도 공개했다. 전자기파가 아닌 중성미자로 관측한 우리은하의 새로운 모습이다. 과학자들은 중성미자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우주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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