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호모 픽토르’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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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55)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3일 베트남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보 반 트엉 국가주석의 생일 축하 케이크를 받았다는 소식에, 하노이 인근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떠올랐다.
"삼성 TV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것을 보고, 직원과 주주, 국민과 나라를 기만하는 행위로 생각했다."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그 결심이 삼성 신경영을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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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55)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3일 베트남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보 반 트엉 국가주석의 생일 축하 케이크를 받았다는 소식에, 하노이 인근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떠올랐다. 박닌성 1공장과 타이응우옌성 2공장은 평원 한복판에 들어선 거대 도시였다. 두 공장 근로자가 11만 명, 1차 협력사만 합쳐도 20만 명. 아침마다 통근버스 800대, 오토바이 2만3000대가 움직이고 하루 식사에 쌀 20t, 수박 5000통, 돼지 100마리가 소비됐다. 그게 6년 전 풍경이다. 당시 삼성이 베트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였는데 지난해 25%로 늘었고, 베트남은 한국의 최우선 경협 파트너가 됐으니 두 정상이 마련한 깜짝 파티는 과한 게 아니었다.
그 시원에 이건희(1942∼2020) 선대회장이 있다. 그가 베트남에서 사업을 발굴한 건 정부 수교보다 3년 앞선 1989년이다. 시장경제 체제 전환 후 고도성장, 교육, 근면성에 주목했다. 2008년 스마트폰 공장 투자가 결정적이었다. 아이폰을 잡기 위해 글로벌 생산기지 건설을 결단했다. 하노이 공장들이 연이어 세워졌고, 2013년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리에 올랐다. 그가 남긴 유일한 저서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1997년)에는 지난 6월 7일로 30주년을 맞은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나온 과정이 들어 있다. “1987년 회장에 취임하니 막막했다. 세계는 저성장, 국내는 3저 호황의 그늘이 드리우는데 삼성은 내가 제일이라는 착각 속에 있었다.” 그 시절 하루 네 시간 넘게 자본 적이 없다고 한다. 체중이 10㎏ 이상 줄었다. 1993년 로스앤젤레스, 도쿄에서 회의를 열어 세계 일류제품과 삼성 제품을 비교하도록 했다. 우리가 얼마나 미미한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변명하는 임원은 퇴장시켰다.
“삼성 TV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것을 보고, 직원과 주주, 국민과 나라를 기만하는 행위로 생각했다.”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그 결심이 삼성 신경영을 출범시켰다. 이어령(1933∼2022) 선생이 쓴 평은 지금 봐도 인상 깊다. “기업인이 아니라 외롭고 깊은 침묵 속에서 끝없이 무엇인가를 창조해가는 과학자나 예술가의 단면을 봤다. 이건희는 호모 파베르(homo faber·도구적 인간)가 아니라 호모 픽토르(homo pictor·그림 그리는 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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