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투수조장’ 찜한 박치국 “이제 가끔 의지 형 사인 고개 내젓기도…선발 도전 꿈꾼다.” [MK인터뷰]
6월 들어 두산 불펜진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는 투수는 다름 아닌 사이드암 박치국이다. 박치국이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쳐 1군 복귀 뒤 제대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건 올 시즌이 처음이다. 제대로 준비한 만큼 박치국은 자신이 두산 불펜진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라는 걸 성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박치국은 올 시즌 35경기(30이닝)에 등판해 3승 2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 3.30 27탈삼진 11볼넷 WHIP 1.43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엔 다시 기복이 있었지만, 박치국은 6월 들어 11경기 등판 1승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 1.74 11탈삼진 2볼넷으로 안정감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최근 박치국 투구 컨디션이 가장 좋아 보인다. 안 좋을 때는 커브의 스트라이크·볼 편차가 컸는데 최근 들어 커브가 스트라이크로 들어가면서 속구의 위력까지 배가 된다. 불펜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맡아주고 있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6월 들어 투구 페이스가 완전히 올라왔다. 오히려 위기 상황일 때 더 힘을 발휘하는 느낌이다.
위기 상황을 즐기는 것보단 어려워도 최대한 주자를 안 보내려는 마음에 본능적으로 타자들과 공격적으로 싸우게 된다. 최근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부터 무언가 막을 수 있단 생각이 든다. 시즌 초반 투구 컨디션에 따라 기복이 있었는데 6월 들어선 그런 면도 크게 줄었다.
당일 투구 컨디션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나.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질 때 공이 제대로 딱 잡히는 날이 있고 잘 안 잡히는 날이 있다. 물론 그런 건 투수로서 핑계에 불과하다. 그런 것도 이겨내야 하는 게 프로니까 극복해야 한다.
오히려 위기 상황보다 덜 위험한 상황에서 흔들릴 때가 있었다.
나도 그런 느낌이 들더라(웃음). 진짜 꼭 막아야 하는 결정적인 상황이나 어려운 득점권 위기에선 잘 막는데 주자 없는 편안한 상황에선 이상하게 제구도 그렇고 안 풀린다. 그래도 이승엽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계속 나를 믿고 올려주신 덕분에 멘탈적으로 흔들리지 않았다.
올 시즌 홈 경기(18G 2승 2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 0.95)와 원정 경기(17G 1승 4홀드 평균자책 7.36) 편차가 있던데.
홈 경기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최근 SSG전(22일 0.2이닝 2실점)에서 그게 깨져서 아쉬웠다. 아무래도 의식한 게 있었나 보나. 홈 경기를 치를 때는 집에서 아기를 보니까 힘이 나는 듯싶다. 늦게 집에 가서 자는 것밖에 못 보는데도 얼굴만 봐도 귀엽고 피로가 씻긴다. 첫째 딸이 TV에서 내가 던지는 장면이 나오면 파이팅을 해준다고 하더라(웃음).
스프링캠프 때부터 느꼈지만, (양)의지 형이 달라진 게 없으신 듯싶다. 변함이 없어서 더 좋았다. 그런데 체인지업을 잘 요구 안 하시더라. 몸쪽 코스를 좋아하셔서 웬만하면 의지 형 리드를 따라간다. 옛날에는 무조건 다 따라갔는데 요새는 하나씩 고개를 내젓는다(웃음). 이제 나도 그날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질 나이지 않나(웃음). 그래도 의지 형이 그런 마음을 잘 알아주시니까 마운드 위에서 마음이 편안하다.
체인지업 장착 뒤 좌타자들을 상대로도 더 경쟁력이 생겼다고 보나.
올 시즌 성적만 봐도 우타자(피안타율 0.284)보다 좌타자(피안타율 0.225)에게 더 강한 것으로 안다. 사이드암이라 좌타자들에게 약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 벤치에서도 저를 믿고 내보내주시면 좌·우에 상관없이 모두 다 잘 막아낼 자신이 있다.
좌타자에게도 경쟁력이 있다면 선발 도전도 꿈꿀만 하다. 예전에 몇 차례 대체 선발 등판한 경험도 있지 않나.
최근 드는 생각인데 나도 선발 투수를 해보고 싶긴 하다. 내년에 선발진 합류를 일단 도전하고 싶은데 상황을 봐야 하지 않을까. 예전에 몇 차례 선발 등판을 경험했는데 5이닝을 채운 적이 없었다. 향후 조금씩 개인적으로 공을 오래 던지는 선발 체력을 기르려는 구상도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선발에 도전할 마음이 있다.
(홍)건희 형이 계속 투수조장을 맡게 됐는데 이제 그 짐을 덜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아무래도 내가 중간 라인에 있어서 딱 중심을 잡아주고 싶긴 하다. 보통 완장을 싫어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나는 그런 걸 좋아한다(웃음). 경쟁 상대는 없다고 봐야 한다. 건희 형에게 계속 내년 투수조장 자리에 대해 어필하고 있다.
어느덧 밑에 투수조 후배들도 많아졌다. 풀타임 시즌 경험이 적은 후배들에게 조언해줄 게 있을까.
아무래도 체력 관리가 쉽지 않다. 나도 아직까지 체력 관리가 어려운데 후배들은 오죽 하겠나. 특히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하면서 더 그런 걸 느꼈다. 또 마운드 위에서 싸움닭이 돼야 한다. 어린 투수들에게 그런 면이 요새 안 보이더라. 어려운 상황에서 도망가는 게 조금씩 보인다. 생각이 많아지면 타자를 피하게 된다. 생각을 비우고 타자와 그냥 맞붙어보는 게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이제야 투수진 완전체가 이뤄졌는데 올 시즌 팀 성적을 어떻게 전망하나.
늦게 완전체가 됐지만, 지금까지 충분히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 (홍)건희 형이 투수조에서 정말 중심을 잘 잡아주셨다. 팀 불펜 평균자책 성적(평균자책 4.82·리그 8위)만 보면 상위권이 아니지만, 이제부터는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힘이 생길 듯싶다. 일단 내가 맡은 임무부터 확실히 잘 소화하겠다. 두 자릿수 홀드 같은 개인적인 성적보다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꼭 이루고 싶다.
박치국 선수는 유독 우승반지와 인연이 없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했던 해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다. 올해 그 한을 풀어야 할 때다.
내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간 해는 다 준우승이었다(웃음). 2019시즌 때 내가 못해서 빠진 게 돌아보면 가장 아쉽더라. 올해엔 개인적인 한국시리즈의 한을 풀고 싶다. 그래서 올 시즌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의욕도 그만큼 크다. 팀 승리를 위해 중요한 상황에서 잘 막아보겠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 두산 팬들에게 항상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겠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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