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타워크레인 ‘월례비’는 임금” 확정에… 정부 “달라질 것 없어”

국토부 대응책 마련 다각도 검토
향후 경찰 수사에도 영향 미칠듯

타워크레인 기사가 현장에서 받던 ‘월례비’를 임금으로 볼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됨에 따라 국토교통부 등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30일 경제부처 등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철근·콘크리트 공사업체 A사가 타워크레인 기사 16명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에 대해 29일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원심이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그대로 확정한 것이다.

이같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정부는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부당이득금 반환소송 결과가 정부가 문제로 지적한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기사의 월례비 지급과는 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월례비를 건설현장의 조직적 불법행위, ‘건폭’의 핵심으로 보고 ‘월례비와 전쟁’을 추진해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2월 8일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공동주택 공사현장을 방문해 월례비 지급 중단 공문을 노동조합에 발송한 대구·경북 철근콘트리트연합회 관계자에게 “현장의 용기에 화답하여 현장에서 벌어지는 불법행위에 더욱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국토부가 실시한 피해사례 실태조사 결과, 접수된 타워크레인 관련 전체 불법행위의 86%가 월례비 수수 등 부당금품 요구일 정도로 건설 현장 내에 부당금품 문제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 그동안 정부의 시각이었다.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되 타워크레인 관련 부당금품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다각도로 검토해나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이 자칫 ‘월례비 지급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오해될 여지가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