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덜 가고', '덜 쓰겠다'고?.. '알뜰'이 대세 맞네 "먹는거 빼고"
식음료 투자↑·숙박 비용↓ '변화'
가격 민감.. '바가지 관광' 안돼
경험의 질 중요.. 맞춤 전략 시급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여행 생태계에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 국내 여행이란게 어느 정도는 여유로운 휴가시즌 적잖은 지출 수반을 당연시했던게 고물가다 경기 위축세에 부딪히면서 반전 양상을 맞았습니다.
여행 일정은 짧아지고 지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제주를 비롯한 국내 관광지가 고객 유치는 물론 씀씀이 확대에 더한층 고민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 변화에 수요 역시 더욱 민감하게 작용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시장질서와 상품 전략이 요구됩니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 8월부터 수행하는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 6,000명)에서 소비자의 국내여행 경비 지출 추이를 분석하고 코로나 이전과 비교한 결과 이처럼 변화된 여행 트렌드가 확인됐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 5월 조사에서, 국내 여행객의 1인당 총 경비 평균이 23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평균 여행기간이 2.96일, 3일 미만으로 1일당 평균 7만 8,000원을 쓴 셈입니다. 8만 원 안되는 비용을 하루 지출했습니다.
그간 추이를 보면 코로나 전인 2019년 상반기 20만 6,000원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해 9월 27만 9,000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지난 5월 23만 원으로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하루 경비도 물가 상승기인 지난해 9월 최고치 8만 8,000원 이후 지난 5월 7만 8,000원으로 떨어졌습니다.
평균 여행기간은 지난해 9월 3.16일을 찍은게, 지난 5월 2.96일로 단축됐습니다.
적어도 2박 3일은 넘어 다니던게 그 미만으로 단축됐다는 얘기입니다.
여행경비나 기간 모두 지난해 9월을 고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알뜰여행’에 대한 경향이 더 짙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같은 ‘저비용’과 ‘단기’ 여행으로 전환은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위기 이후, 물가 급등 시대에 대한 여행객들의 실용적인 대응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2019년 코로나19 이전의 예산으로 고물가 시대 비용의 파고를 헤쳐나가겠다는 의미입니다.
코로나 전과 차이를 명확히 비교하기 위해서 코로나여행지수(TCI : Travel Corona Index)를 적용한 결과, 5월 기준으로 국내여행 총 경비 TCI는 108, 1일당 경비 TCI는 107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 8% 더 썼다는 의미입니다.
여행기간 TCI는 101로 엇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여행지수(TCI : Travel Corona Index)’는 코로나 전후 변화 정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컨슈머인사이트가 개발한 지수로,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과 현재의 차이를 수치로 비교해 직관적으로 알수 있게 한 지표입니다.
지수 100 기준으로 숫자가 클 수록 더 많이 증가, 작을 수록 더 크게 감소했음을 뜻합니다.
하지만 2019년에 비해 소비자 물가가 더 크게 상승(+11.5%, ’19년 5월~’23년 5월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환산)한 점을 감안한다면 여행경비는 오히려 더 줄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국내여행 TCI는 계속해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지난 3개월(3~5월) 동안 총 경비 TCI는 117→115→108로, 1일당 경비 TCI는 119→111→107로 줄어들면서 모두 코로나 전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2019년 수준 예산으로 2023년의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검소해진 여행 환경 속에서도 일정 부분은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9월 여행비 지출은 식음료가 32%로 1위, 숙박이 28%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5월 식음료는 2%포인트(p) 늘어난 34%, 숙박은 2%p 줄어든 26%로 두 지출 항목 간의 차이는 4%p였던게 8%p로 격차를 확대했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총비용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식음료비 등 필수재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늘어난 대신, 숙박 비용에선 더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뜻”이라면서 “숙박시장에서도 결국 수요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전체 비용 증감 폭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제주 등 코로나 시기부터 국내 관광객들이 몰린 관광지들에 고민거리를 떠안기는 실정입니다.
여행객들이 점점 더 관광 지출에 민감해지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또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들어 여행객들이 지출 추이에 조심스러워하는데서 나아가 이른바 ‘바가지 관광’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을 더한다는데서 한층 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관광객들의 경험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코로나 이전 수준의 가치와 경제성을 추구하는 요구에 부합하는 콘텐츠와 상품을 제공할 지 접점을 찾아야할 것”이라며 “씀씀이를 끌어낼 먹거리 등 차별화를 비롯해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관광지 매력을 유지하고 부각시킬 전략 제고가 시급하다”고 주문했습니다.
이번 조사결과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빅데이터센터구축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플랫폼 마켓C에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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