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퇴장불사 항의’… 불리한 경기흐름 바꾸려는 ‘고도 전략’
심판과 대치하며 분위기 전환
선수들 투지 자극시키는 효과
비디오 판독 항의땐 자동퇴장
김응용, 1983년에 ‘1호 퇴장’
총 7차례로 역대 최다 기록도
이강철, 총 5차례로 2위 올라
김기태, 항의중 드러누워 화제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에서 6월 한 달 동안 총 3차례나 경기 중 사령탑이 퇴장당하면서 ‘감독 퇴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감독의 퇴장은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볼 수 있지만, 프로 승부의 세계에선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30일 오전 기준, 올해 KBO리그에서 경기 중 감독이 퇴장당한 사례는 모두 4차례였다. 퇴장 1호는 박진만 삼성 감독. 박 감독은 지난 5월 13일 대구 LG전 도중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하다 주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았다. 6월엔 김종국 KIA 감독이 16일 광주 NC전에서, 이어 홍원기 키움 감독이 23일 고척스카이돔 두산전에서, 그리고 이강철 KT 감독이 24일 광주 KIA전에서 각각 경기 도중 퇴장 명령을 받았다.
2000년대만 해도 경기 중 감독 퇴장은 자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실제 1989년부터 1996년까지 8년 연속, 2001년부터 2005년까지 5년 동안 경기 도중 감독 퇴장은 없었다. 또 2010년부터 2015년까지 감독 퇴장 횟수는 총 11회로, 매년 평균 2회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프로야구에선 감독 퇴장이 부쩍 증가했다. 실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연속 다섯 차례 이상 감독이 쫓겨났다. 2021년엔 역대 최다인 8차례였고, 지난해에도 7명이 퇴장 조치됐다. 올해는 전반기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 4명이 ‘아웃’됐다.
최근 들어 감독 퇴장이 많아진 것은 2017년부터 도입된 비디오판독과 관련이 있다. KBO 규정상 비디오 판독 결정에 항의하는 감독은 자동으로 퇴장당한다. 비디오판독이 도입된 2017년 이래 감독 퇴장은 총 36건이었는데, 판독 결과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사례는 28건에 달했다. 뒤를 이어 일반 판정 항의가 5건, 규칙 위반이 2건, 스피드업 규정 위반 1건이었다.
퇴장도 잘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감독들이 퇴장을 각오하고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항의하는 것은 승부의 고비처에서다. 화를 참지 못해 벤치를 박차고 나가지만 속내는 따로 있는 경우가 많다. 심판과의 대치를 이용해 벤치 분위기를 바꿔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할 때 자주 사용된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3년간 감독이 퇴장당한 팀의 당일 성적을 합산하면 5승 3무 11패였다. 대체로 패배한 경기가 많았는데 그만큼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프로야구 41년 역사에서 역대 최다 퇴장 기록을 보유한 사람은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이다. 그는 7차례 퇴장을 당해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다. 해태 감독 시절이던 1983년 5월 12일 삼미전에서 심판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한 이유로 퇴장당해 국내 프로야구 사상 ‘1호 퇴장자’가 됐다. 역대 2위는 김응용 감독의 해태 시절 제자인 이강철 감독이다. 이 감독은 2019년 KT 지휘봉을 잡았고, 올해까지 총 5차례 경기 중 퇴장을 명령받았다. 역대 공동 3위는 역시 사제지간인 김성근 전 한화 감독과 김원형 SSG 감독, 그리고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의 3차례다.
퇴장과 관련, 많은 화제를 남긴 사령탑도 있다. 김성근 감독은 2009년 KIA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면서 선수단 철수를 명령하다 퇴장당해 전무후무한 포스트시즌 사령탑 퇴장 사례를 남겼다.
김기태 전 KIA 감독은 2015년 상대 주자 3피트 라인 아웃을 주장하며 항의하는 과정에서 직접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큰 화제를 모았다. 3피트 라인 아웃은 주자가 베이스 사이를 연결한 직선에서 3피트(91.4㎝) 이상 떨어져서 달리면 아웃되는 규정이다. 김 전 감독은 항의 시간이 5분을 넘으면 안 된다는 스피드업 규정에 따라 퇴장당했다. 이때부터 김기태 감독에겐 ‘눕기태’의 별명이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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