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정몽헌 20주기’ 금강산 방문 추진···대북 접촉신고 제출

김상범 기자 2023. 6. 3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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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 현지에서 고 정몽헌 회장 15주기 추모식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오는 8월4일 남편인 고 정몽헌 전 회장 20주기에 맞춰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그룹 측은 30일 “정몽헌 회장 20주기 추모행사 준비를 위해 지난 27일 통일부에 북한주민 접촉신고를 했다”며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측에도 곧 실무 협의를 시작하자고 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주민 접촉신고는 한국 국민이 북한 인사를 만나기 전 정부에 그 계획을 알리는 절차다. 신고제이지만 사실상 승인제에 가깝다. 신고 요건에 부합하면 원칙적으로 7일 이내에 수리된다.

접촉신고가 수리되면 현대는 아태평화위와 접촉해 방북을 위한 초청장을 받고, 이 초청장으로 통일부에 방북승인을 신청해 받아들여지면 방북할 수 있다.

현대그룹은 2004년 1주기 때부터 금강산 온정각에 있는 정 전 회장 추모비에서 추모식을 열어 왔다. 현 회장은 2018년 정 전 회장 15주기 때도 방북했다.

하지만 북한이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어 이번 방북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북한은 해금강호텔 등 금강산의 현대아산 시설을 무단 철거하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까지 급속도로 경색된 가운데 금강산에서 남측의 행사가 열리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현 회장이 북한과 오랜 인연을 맺어 온 만큼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여기에다 이번에 대북강경론자인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교체까지 앞두고 있어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권영세 장관 취임 이래 남북교류는 딱히 이뤄진 게 없는 실정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방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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