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월드컵, 훈련 강도는 높지만···벨호의 열정을 막을 순 없다
무더운 날씨에도 기꺼이 굵은 땀방울을 쏟아낸다. 고강도 훈련을 묵묵히 소화해내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월드컵 16강이라는 목표를 위해 오늘도 쉼없이 그라운드를 누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18일부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모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7월20일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개막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을 앞둔 최종 소집으로, 벨 감독은 7월8일 아이티와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치른 뒤 월드컵에 나설 23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벨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일 고강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 나선 공격수 최유리(현대제철)는 “오늘도 고강도 훈련이 기다리고 있어서 좀 떨린다”고 했고, 유럽파 공격수 이금민(브라이턴)은 “훈련을 하고 나면 밥맛이 없어진다”며 훈련 강도를 에둘러 표현했다.
이날 하늘은 흐렸지만 습도와 기온이 모두 높아 가만히 있어도 축 쳐진 날씨였다. 훈련은 초반 30여분만 공개된 후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그 짧은 시간에도 범상치 않은 강도를 충분히 볼 수 있었다.
선수들은 가벼운 러닝 이후 몸을 풀었다. 이어 짧은 스프린트 후 급정지하는 동작을 반복하더니 그라운드 끝에서 끝까지 전력 질주하는 훈련을 했다. 중간에 두 종류의 바가 설치됐는데, 선수들은 이 바를 넘은 뒤 곧바로 전력 질주로 그라운드 끝까지 뛰었다. 총 4번 반복됐는데,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숨을 헐떡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진짜는 그 다음부터였다. 본격적으로 전술 훈련에 임했는데, 현대 축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인 트랜지션(공수전환)을 염두에 두고 진행됐다. 벨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훈련에서 선수들은 쉼없이 뛰었다. 수비 진영에서 볼을 잡은 선수들이 중앙에 위치한 공격수들에게 공을 전달하면, 공격수들이 전력 질주로 공을 몰고 가 슈팅을 한 뒤 다시 중앙으로 뛰어 돌아오는 것을 수차례 반복했다. 훈련이 진행되고 얼마되지 않아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수원FC)도 무릎을 짚는 등 힘든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대표팀 훈련에서는 보통 훈련 중간에 휴식을 주고 물을 마시게 하는데, 훈련 강도가 워낙 세다보니 코칭스태프가 그라운드 안에 물을 가져다 놓고 훈련하는 틈틈이 마시게 할 정도였다.
매일 계속되는 고강도 훈련에 지쳐가지만, 선수들은 월드컵이라는 단어 하나로 모든 것을 견뎌낸다. 이번이 첫 월드컵 출전 기회인 최유리는 “지난 2월 잉글랜드 원정을 다녀와서 세계의 벽을 체감했다. 그 벽을 뚫기 위해 많은 훈련을 버틸 수 있다”고 했다. 이금민 역시 “솔직히 현지에 가야 월드컵이 좀 실감이 날 것 같다”며 “경쟁은 치열해도, 그 치열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남들은 우리가 약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우린 16강이 자신있다”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파주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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