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도시를 치유하는 식물…신간 '실내식물의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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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바라보며 생각을 비우는, 일명 '식물멍'이라는 말이 회자한다.
정원사이자 문화학자인 마이크 몬더가 쓴 '실내식물의 문화사'(교유서가)는 그런 식물들의 오랜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사람들은 고대부터 야생에서 채집한 식물 종의 생리와 형태를 변화시켜 실내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방법을 고안했다.
이처럼 실내식물 문화가 발전하는 흐름은 인류의 상업적인 모험인 동시에 끊임없는 예술적 노력의 과정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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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식물을 바라보며 생각을 비우는, 일명 '식물멍'이라는 말이 회자한다.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식집사'라는 말도 있다. 식물 키우기가 주목받기 때문에 생겨난 신조어다.
식물은 치유력이 있다. 소설가 김금희는 에세이 '식물적 낙관'에서 "돌아보면 내가 식물에 빠져든 시기는 마음이 힘들었을 때와 거의 비슷했다"고 했다. 마음이 상할 때, 실망 속에 마음이 구겨져 있을 때, 그는 진딧물의 습격, 가지의 꺾임 등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식물을 보며 마음을 다독였다. 상하지 않고, 자라지 않는 건 없다고 생각하면서.
식물은 사람의 마음만 치유하지 않는다. 이 드넓은 자연, 지구도 치유한다.
정원사이자 문화학자인 마이크 몬더가 쓴 '실내식물의 문화사'(교유서가)는 그런 식물들의 오랜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야생의 식물이, 쉽게 마음이 상하곤 하는 인간의 손을 거쳐 '반려 식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았다. 저자는 고대 이집트부터 현대까지 실내식물의 역사를 조망한다.
사람들은 고대부터 야생에서 채집한 식물 종의 생리와 형태를 변화시켜 실내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방법을 고안했다. 식물을 교배해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육종 기술도 발전시켰다. 실내식물의 상품성이 생기면서 수출도 이뤄졌다. 운송 과정에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든 상자인 '워디언 케이스' 등 여러 방법도 생각해냈다. 무엇보다 구매자의 눈길을 끌 수 있도록 아름답게 식물을 꾸미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처럼 실내식물 문화가 발전하는 흐름은 인류의 상업적인 모험인 동시에 끊임없는 예술적 노력의 과정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실내식물은 현대 사회 들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로 실내 공간이 더 친환경적이고 생동감 있게 바뀌고 있어서다. 저자는 환경오염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실내식물의 역할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아울러 도심정원은 수십 년에 걸쳐 성숙하고 다양해지는 장기적인 서식지이자 자연스러운 생태적 변화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이 있다고 저자는 내다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눈부시게 찬란하든 누렇게 시들었든 간에 각각의 실내식물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경이로운 야생 세계를 위한 특사가 되리라는 것이다."
신봉아 옮김. 24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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