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대입 소수인종 우대 위헌”...바이든 “정상 법원 아냐”

2023. 6. 3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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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대입 과정에서 다양성을 위해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이르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정책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미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수십 년의 판례와 중대한 진보를 되돌리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지난 중간선거의 운명을 갈랐던 낙태 이슈처럼 차기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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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피부색으로 정체성 판단 잘못”
보수색 연방대법원 40년 유지정책 뒤집어
민주당 비난·공화당은 ‘환영’ 반응 상이
낙태이어 내년 대선 주요이슈 부상 예고
미국 대학 입학에서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의 찬반 지지자들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대법원 앞에서 한데 섞여 시위를 하고 있다. ‘어퍼머티브 액션 예스’ ‘다양성 기회 정의’ 등을 쓴 푸른 피켓은 찬성측, ‘모두를 위한 공정한 입학’ ‘나도 꿈을 가진 아시아계 미국인’ 등이 담긴 흰 피켓은 반대측이다. [AP]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입 과정에서 다양성을 위해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이르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정책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미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수십 년의 판례와 중대한 진보를 되돌리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지난 중간선거의 운명을 갈랐던 낙태 이슈처럼 차기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은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이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제도로 인해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들이 차별받고 있다며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헌법소원을 각각 6대 3 및 6대2로 위헌 결정했다.

대법원장인 존 로버츠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대학들이 개인의 정체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기술이나 학습 등이 아니라 피부색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내려왔다”면서 “우리 헌정사는 그런 선택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을 낸 진보 성향의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소수 의견에서 “수십 년 선례와 중대한 진전에 대한 후퇴”라고 비판했다. 대법원은 트럼프 전 정부 당시 6대3의 보수 우위 구조로 재편된 상태다.

백인 중심의 미국 사회에서 흑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한다는 취지로 지난 1961년 출발한 어퍼머티브 액션은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학들의 입시 원칙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후 백인·아시아계 학생들을 중심으로 ‘역차별’ 논란이 고개를 들었고, 이에 대법원은 지난 1978년 모든 인종을 고려하는 입시 정책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지난 40여년간 유지해 온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의 위헌 결정으로 대학 입시 방식 변경은 물론이고 사회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수자들의 사회 참여 기회를 제한하고 고용 시장에서 인종 고려를 제한하는 등 광범위한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당은 이번 결정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을 필두로 소수인종의 교육 기회를 앗아갈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공화당은 “공정성의 승리”라며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판결 이후 기자회견에서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해당 판결을 내린 대법원이) 정상적인 법원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을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준다는 이상을 가진 나라’로 표현하면서 “대법원 판결이 미국이 상징하는 것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원 학생의 다양성을 고려한 새 입학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학들이 시험 성적 등 기본 자격 요건을 검증한 후 인종도 한 요인으로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은 “인종 정의의 장애물”이라고 비판했고, 같은 당의 행크 존슨 하원의원은 “모두가 접근 가능한 교육의 치명적 타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능력에 기반을 둔 제도로 돌아가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평가했고,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 역시 “입시 절차를 더 공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소수인종에 대한 우대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제 2의 낙태 이슈’로 부상하며 내년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법원의 낙태권 위헌 판결에 반발한 여성과 젊은층이 지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에 기여한 것처럼, 소수인종 우대입학 폐지가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를 결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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