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세움에 여친 이름 쓰고 '씨익'…'커플 낙서' 관광객 정체

이탈리아 경찰, 남성 신원 확인
기물 파손 행위…최대 징역 5년

콜로세움 벽면에 자신과 여자친구의 이름을 새긴 뒤 미소 짓는 남성. /사진=젠나로 산줄리아노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 트위터 캡처

이탈리아 로마의 2000년 된 문화유적 콜로세움에 낙서한 관광객의 신원이 확인됐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지난 23일 콜로세움에 자신과 여자친구의 이름을 새긴 남성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 커플이 영국에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안사 통신은 전했다.

해당 남성은 지난 23일 열쇠를 이용해 콜로세움 벽면에 자신과 여자 친구의 이름을 새겼다. 새겨진 글자는 '이반 + 헤일리 23(Ivan + Hayley 23)'으로, 커플의 이름과 방문 날짜를 뜻하는 문구로 추정된다. 당시 인근을 지나가던 사람이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자 이 남성은 얼굴을 돌리고 미소를 짓는 모습도 보였다.

이 같은 모습이 담긴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급속도로 퍼지자 이탈리아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에 문화부 장관까지 나서며 낙서한 관광객을 반드시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공언했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콜로세움에서 벌어진 비문명적이고 터무니없는 행위의 가해자를 신속히 찾아낸 경찰에 감사드린다"면서도 "이 사건은 고고학, 기념물, 역사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에게 불쾌감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법을 엄격하게 적용해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며 "이 사건이 민사 재판으로 가면 문화부가 원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탈리아 현지 매체들은 이 남성이 기물 파손 행위로 최소 1만5000유로(약 2150만원)의 벌금과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안사 통신은 이번 일이 올해 들어 콜로세움에서 네 번째로 벌어진 낙서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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