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위 ETF 아성 흔들린다...판 흔든 건 수수료?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6. 3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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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S&P500 추종 ETF
1위 SPY보다 3위 VOO 자금 유입 커
수수료 3분의 1 차이...“장기 투자에 유리”
韓투자자는 수수료 보다 자산규모 중요
사진=연합뉴스.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압도적 1위였던 상품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판을 흔든 요인은 ‘수수료’다. 저렴한 수수료 매력에 글로벌 자금이 1위 상품 대신 3위로 몰리고 있다.

30일 미국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추종하는 지수형 상품 중 올해 자금 유입액이 가장 많았던 건 ‘뱅가드 S&P500(VOO)’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중 139억1652만달러가 유입됐다. 반면 운용자산 규모가 가장 큰 ‘SPDR S&P500(SPY)’ ETF의 자금 유입액은 47억2299만달러로 VOO ETF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ETF 시장에서 시가총액 1~3위는 모두 S&P500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지수형 상품이다. 올해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린 VOO ETF의 시가총액은 3114억달러다.

반면 SPY ETF의 시가총액은 4071억달러로 전체 미국 ETF 시장 내 시가총액 순위 1위다. VOO ETF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코어 S&P500(IVV)’ 에도 규모 면에서 밀린다.

3위 종목이 1위 종목의 아성을 흔들 수 있었던 건 수수료 경쟁력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SPY ETF의 보수율은 0.09%다. 반면 VOO ETF는 0.03%로 SPY ETF의 3분의 1 수준이다.

보통 지수형 상품을 투자하는 경우엔 장기 투자 목적인 경우가 많다. 수십년 동안 자금을 묻어둔다고 가정할 때 수수료 차이는 장기 성과에 큰 차이를 불러올 수 있다. ETF닷컴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수익률 성과에서 SPY ETF는 4.23%를 기록했다. VOO ETF는 이보다 높은 4.28%였다.

미국의 투자전문매체 더스트리트는 “수수료 요인으로 인해 1만달러를 각각 투자할 때 VOO ETF가 SPY ETF 대비 연간 6달러 이득을 볼 수 있다”며 “투자 규모가 크지 않다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새 은퇴 계좌를 개설해 투자를 결정할 경우 VOO ETF를 선택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SPY ETF의 장점도 있다. VOO ETF 대비 압도적인 거래량을 자랑한다. SPY ETF는 매일 약 27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거래되는 반면 VOO ETF는 20억달러 수준이다. 때문에 굴리는 자금 규모가 큰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유동성이 높은 SPY ETF를 선호하는 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기 투자자라면 보유 시 비용이 낮은 ETF를 선택하는 게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ETF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수수료보다 시가총액 규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 중 연중 순자산 증가액이 가장 큰 종목은 ‘KODEX 200’ ETF로 8389억원이다. 그 뒤로 ‘TIGER 200’ ETF(3962억원), ‘KOSEF 200’ ETF(2990억원) 순이다.

해당 상품 중 수수료는 KODEX 200 ETF가 0.15%로 가장 높다. TIGER 200과 KOSEF 200 ETF의 수수료는 각각 0.05%, 0.13%다. KODEX 200 ETF의 시가총액은 6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ETF 시장 1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가장 먼저 출시돼 시장을 선점한 종목에 거래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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