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워” 연구실 냉동고 끈 청소부...20년 연구 샘플 ‘물거품’

최윤정 2023. 6. 3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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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한 대학의 청소부가 연구실 냉동고 전원을 꺼 20년 넘게 진행하던 연구 자료를 망친 사고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사건 발생 사흘 전 연구실의 냉동고 온도가 -78℃까지 올라 경보가 울렸다는 것을 알게 돼 배양세포가 훼손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냉동고 제조업체에 수리를 신청했다.

그러나 사흘 뒤 연구실 청소를 맡았던 청소부는 경고문을 제대로 읽지 않았고,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며 냉동고의 전기 차단기 전원을 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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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 없는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미국 한 대학의 청소부가 연구실 냉동고 전원을 꺼 20년 넘게 진행하던 연구 자료를 망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은 미국 뉴욕의 렌슬리어 공과대학은 청소 업체 측에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 냉동고에는 3도의 온도 변화에도 훼손될 수 있는 세포 배양물과 시료가 들어있었다. 때문에 이 냉동고 온도가 -80℃로 유지돼야 하고, 냉동고 온도가 –78℃까지 오르거나 반대로 –82℃까지 떨어지면 경보음이 울리는 시스템이었다.

소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20년 9월 17일에 발생했다. 연구팀은 사건 발생 사흘 전 연구실의 냉동고 온도가 -78℃까지 올라 경보가 울렸다는 것을 알게 돼 배양세포가 훼손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냉동고 제조업체에 수리를 신청했다.

연구팀은 수리를 기다리는 동안 냉동고 콘센트, 소켓 주변에 안전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이 냉동고는 수리 중이라 경고음이 울리니 이동하거나 플러그를 뽑지마라’, ‘이 구역에서는 청소할 필요가 없고 버튼을 5~10초 누르면 음소거된다’는 경고문을 부착했다.

그러나 사흘 뒤 연구실 청소를 맡았던 청소부는 경고문을 제대로 읽지 않았고,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며 냉동고의 전기 차단기 전원을 꺼버렸다. 때문에 냉동고 온도는 –78℃를 넘어 –32℃까지 올라갔다.

다음날 연구실에 온 연구생들은 냉동고가 꺼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세포 배양물과 시료를 보존하려 했던 노력했지만, 대부분이 파괴됐다”며 “20년의 연구가 망가졌다”고 허탈해했다.

청소부는 진술서를 통해 “도우려고 했다. 차단기 안내서를 잘못 읽고 차단기가 꺼졌다고 생각해 다시 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청소 업체의 훈련과 관리가 부족했다”며 “피고의 무관심, 부주의, 그리고 무모한 감독과 통제로 인해 세포 배양물과 시료 연구에 손상을 입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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