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앞에서 ‘치마 훌렁’…마릴린 먼로 따라한 美교사

김가연 기자 2023. 6. 3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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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의 한 특수학교에 재직 중인 남성 교사가 최근 장기자랑 행사에서 마릴린 먼로의 대표적인 포즈를 따라해 논란이 됐다. /뉴욕포스트 트위터

미국의 한 남성교사가 학생들과 함께한 행사에서 배우 마릴린 먼로의 ‘지하철 환풍구 포즈’를 따라하며 속옷을 노출해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의 한 특수학교에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최근 이 학교에서 진행한 장기자랑 행사가 문제의 발단이 됐다. 남성 교사 A씨가 금색 단발의 가발과 흰색 원피스를 착용하고 무대에 올라 먼로의 포즈를 따라했는데, 치마가 들춰지면서 A씨의 속옷이 학생들에게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A씨가 따라한 것은 영화 ‘7년만의 외출’(1955) 속 먼로의 모습이다. 이 영화에서 먼로는 지하철 환풍구 위에서 바람에 뒤집어진 치마를 잡는다. 이 장면은 크게 화제가 됐고 ‘먼로’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A씨의 모습을 찍은 사진과 영상이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면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 교사는 “이건 용납될 수 없다”며 “내 직업과 관련해 이보다 더 소름끼치고 부끄러웠던 적이 없다”고 적었다.

다른 시민도 “만약 내가 뉴욕 교육부 직원이고,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속옷을 보여주기로 결정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나는 어떻게 됐겠나?”라며 “부모들이 행동에 나서길 바란다”고 했다.

이 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을 둔 학부모 B씨는 “마치 아이들이 그런 것을 배우도록 강요하는 것 같다”고 매체에 말했다. B씨의 아들은 14살로 비언어 자폐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B씨는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이런 것을 이해하도록 강요받아선 안 된다”며 “게다가 우리 아이들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는 특별한 도움(특수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서로를 따라하고 흉내내는 것을 좋아한다”며 “다른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하면서) 누군가를 놀라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떻게 장담하나”라고 했다.

정치인들도 비판 여론에 힘을 실었다. 조 보렐리 시의원은 “관중들이 먼로 사망 수십년 후 태어난 아이들인데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교직원이 학생에게 속옷을 보이는 상황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했다. 앤드루 란자 주 상원의원도 “어른들이 언제부터 어른처럼 행동하기를 멈추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A씨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 학부모는 소셜미디어 댓글에 “A씨는 아이들과 잘 지내며 좋은 것들을 가르쳐 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댓글을 단 다른 네티즌들을 겨냥해 “이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면 멈춰라. 자신의 일에나 신경 쓰라”며 “이 교사를 쓰러뜨리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한편 뉴욕시 특별 조사 위원회는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조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학교와 A씨 측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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