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 전원 껐을 뿐인데”…13억 소송 날벼락 美 청소부, 무슨일이

렌슬리어공과대학. [사진출처 = CNN]

미국의 한 청소부가 냉동고 전원을 내렸다가 십억원대의 소송을 당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CNN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렌슬리어공과대학(RPI)가 최근 시설 관리 용역 계약을 맺고 있는 회사를 상대로 100만달러(1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용역회사 소속의 한 청소부가 경고음을 끄려고 냉동고 전원을 내렸다가 20년간 연구한 자료를 망쳤기 때문이다.

소장에 따르면 대학 측은 “해당 청소부의 잘못 보다는 청소업체 측이 직원에게 적절한 교육과 감독을 하지 못해 세포 배양 샘플과 실험실 연구에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 청소부는 2020년 9월 17일 연구실의 냉동고에서 경보음이 울리자 전원 차단기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측은 “냉동고에는 작은 온도 변화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20년 이상의 연구 결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냉동고는 영하 80도를 유지하도록 돼 있었고 2도만 벗어나면 경고가 울리도록 돼 있다.

대학 연구팀은 사건 발생 사흘전인 14일 냉동고 경보음이 울렸다.

연구를 감독하는 태양 에너지 연구 센터 책임자 교수가 냉동고 온도가 영하 78도로 올라가면서 경보음이 울린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즉각 조치를 취하고 냉동고 제조업체에 수리를 맡겼다.

그러나 일주일 가량 수리 일정이 지연된다는 답변을 들은 연구팀은 할 수 없이 수리를 기다리는 동안 ‘이 냉동고는 삐 소리가 난다. 이동하거나 플러그를 뽑지 말아 달라. 경고음을 끄려면 음소거 버튼을 5~10초 동안 누르면 된다’며 소음 발생 위치와 음소거 방법을 알리는 경고 문구를 게시했다.

또 냉동고 콘센트에 자물쇠 상자를 설치해 플러그를 뽑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사흘 뒤 연구실 청소를 맡은 청소부가 그만 냉동고의 전기 차단기를 내렸다.

냉동고는 영하 32도까지 올라갔고 세포 배양 샘플 등 연구 자료는 훼손됐다.

대학 측 변호인은 소장에서 “관리인이 차단기 안내서를 잘못 읽고 차단기를 켠다고 스위치를 조작한 것이 사실은 차단기를 끈 것이 됐다”고 밝혔다.

또 소장에는 “연구 샘플을 보존하려는 시도에도 결국 20년 이상의 연구 샘플들이 손상돼 복구할 수 없게 됐다”고 명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