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펑펑 쓰다 자전축까지 옮겼다”… 서울대 연구에 외신도 주목
과도한 지하수 사용으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지구 자전축이 기울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국내 연구진의 발표에 미국 주요 언론도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서기원 교수 연구팀은 지하수 고갈과 해수면 상승, 지구 자전축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 발표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지난 15일 지구물리학 연구회보에 실렸다.
그간 학계에선 지하수 고갈이 해수면에 영향을 준다는 추정치만 있었다. 1993∼2010년 지하수 약 2조1500톤(t)을 퍼 올렸고 그 결과 해수면은 약 6㎜ 상승했다는 추정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물 전체의 양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지하수 사용으로 육지의 물이 사라지면 그만큼 바닷물이 늘어나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원리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는 것 만큼이나 지하수 고갈도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남극의 빙하 유실에 따라 4~6㎜, 그린란드의 빙하 유실로 6~8㎜의 해수면이 상승했다.
서 교수 연구팀은 지하수 고갈이 해수면 상승을 유발한다는 관측적 증거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지구 자전축의 이동량을 분석했다. 지하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면서 지구의 물질량 분포가 바뀌고 자전축이 이동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이 지하수의 변화를 포함했을 때 자전축 변화 예측 값과 관측 값이 오차 범위에서 일치했다. 이를 통해 서 교수는 “1993년부터 2010년까지의 지하수 고갈이 자전축 변화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변화 정도는 64E° 방향으로 약 80㎝”라고 전했다.
주요 외신도 이번 연구에 대해 주목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무언가가 지축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답은 우리와 관련이 있다”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해당 연구를 소개했다.
NYT는 “미국 서부지역에선 오래전부터 지하수 개발에 따른 위험이 지적돼 왔다”며 “가뭄이 잦아지면서 지하수를 뽑아 쓰기만 하고 다시 채우지 않아 지반 침하로 인한 인프라 피해가 우려될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 연구팀은 지하수가 많이 사용되는 인도 북서부와 미국 서부에서 인근 바다 해수면이 감소하고, 먼바다 해수면이 상승한 사실을 확인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인간은 지구의 기울기를 바꿀 만큼 많은 지하수를 사용했다”라는 제목으로 이번 연구를 다뤘다. CNN방송은 “인간이 너무 많은 지하수를 퍼올려 지축이 이동했다”며 해당 연구를 소개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크라 손 때려는 트럼프...尹의 北파병 대응과 입장차 커질 수 있어”
- 서울 지하철 파업 수순…노조 찬반투표서 71% 찬성률 가결
- 한전, 송전망 갈등 해소 위해 전담 조직 신설… 보상책도 강화
- 유도 영웅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취임
- 최민희 “비명계 움직이면 죽일 것”... 조응천 “홍위병 대장인가”
- 티아라 화영 “왕따사건 여전히 상처…사과 기다렸지만 연락없어”
- 불백 50인분 시키고 ‘노쇼’… 식당 울리는 ‘김 중사’ 누구길래
- 오세훈 “명태균 주장 전체가 다 엉터리…그분이 도울 일 없었다”
- [WEEKLY BIZ LETTER] ‘레드 스위프’ 감세 속도전··· 美경제 부흥이냐, 빚더미냐
- 아빠 된 지 6일 만에 PGA 챔피언 됐다...캄포스의 79전 80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