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예선 코앞인데... 'VNL 25연패' 韓 여자배구는 아직 성장을 말한다
한국(세계랭킹 34위)은 29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VNL 3주 차 두 번째 경기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세계랭킹 11위)에 세트 스코어 0-3(18-25, 18-25, 16-25)으로 패했다.
그나마 해볼 만한 상대로 여겨졌던 불가리아와 도미니카에 승리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이번 대회도 전패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은 3주차 경기는 7월 1일 중국(세계랭킹 4위), 7월 2일 폴란드(세계랭킹 8위)와 맞대결이다. 2021년 대회 3연패, 지난해 대회 12경기 전패, 이번 대회 10연패까지 벌써 VNL 25연패다. 세자르 감독이 이끈 지난해 대회부터만 따지면 22연패.
블로킹 3대10, 서브 3대5 공격 득점 29대48로 모든 면에서 밀린 완패였다. 아포짓 스파이커 가일라 곤살레스가 17점, 미들블로커 히네이리 마르티네스가 14점을 합작한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정지윤만이 10점으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최약체로 분류되던 불가리아는 범실을 남발하며 그나마 공방전을 벌일 수 있었다. 하지만 도미니카는 한국(180㎝)보다 우월한 평균 신장(186㎝)을 앞세워 빈틈없는 수비와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였다. 블로킹이 채 갖춰지기 전에 공격을 하거나, 이주아의 이동 공격이 아니고서는 통하지 않았다. 이마저도 체력의 한계로 세트 내내 이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한 세트도 20점을 올리지 못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선 세자르 감독과 선수들은 또 한 번 한계를 이야기했다. 세터 김다인은 "국제 대회에 나오면 국내에서 하는 플레이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 많은 부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게 바로 실현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정지윤 역시 "신체적 차이가 크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리시브, 수비 등을 정확히 하면서 우리만의 플레이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자책했다.
이날 3주차 대회 첫 스타팅으로 나선 이다현은 "지난 3년간 대표팀에서 뛰면서 외국인 스태프들과 연습했는데 시합보다 연습 시간이 더 길었다. 국제 레벨에 맞추기 위해 100~200%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훈련도 많다"고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도미니카가 신체적으로 우위에 있어 그 부분을 계속 신경 썼다. 블로킹이 하나 붙었을 때 마무리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부족했다"고 전했다.
세자르 감독은 "명백하게 신장과 피지컬적인 차이가 있었다. 엘리자베스 마르티네스를 목적타 대상으로 했는데 부상으로 교체된 뒤 그보다 수비가 좋은 페랄타 루나가 들어와 미스가 있었다"면서 "경기 전 리시브를 신경쓰자고 했는데 이제껏 치른 VNL 경기 중 가장 좋은 리시브 성공률을 보였다. 하지만 상대 수비가 좋아서 리시브를 잘한 것에 비해 공격 성공률은 떨어졌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세계 레벨의 공격 강도와 빈도에 한국 선수들은 익숙하지 않다. 수비가 됐을 때 세터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이 공격으로 연결하는 부분을 훈련하고 있다. 첫 번째 토스가 강하지 않기 때문에 이후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세터와 다른 선수들의 커뮤니케이션도 경기에서 나올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남자 코치님들을 상대로 훈련하면서 오늘처럼 높은 블로킹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고 현재 집중하고 있는 바를 말했다.
내부적으로 성장한다고 느낀다 해도 그것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성장세를 가늠하기 어렵다. 모두가 김연경이라는 세계적인 선수가 없는 한국과 세계의 레벨은 큰 차이가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었기에 지난 대회 12연패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다음 대회까지 10경기에서 단 2세트밖에 따지 못했기에 "성장하고 있다"는 말에 회의적인 시선이 감지된다. 최근 불거진 투잡(Two Job) 논란이나 "올림픽에 못 가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는 발언 등이 그것이다.
여전히 세자르 감독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의 성장을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은 (세계) 수준의 배구에서 적응하려 노력하고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 이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부분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올림픽 예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9월 예정)에서 여전히 세계 레벨에 적응하고 감독의 색깔조차 입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 여자배구의 냉정한 현실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 전패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 속에서 선수들이 얻어가는 것이 있기를 배구계는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수원=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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