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바그너 휘장 그려진 상품 불티나게 팔려 [바그너반란 1주일]

2023. 6. 3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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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 바그너그룹이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망명과 러시아 정부의 흡수 통합 방침 속에서 역설적으로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BBC 기자가 러시아 전화번호를 이용해 십여 곳의 바그너 모집 센터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자 사무소들은 그룹 해체는 근거가 없다며 지금 당장 지원해서 입대 날짜를 정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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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용병단체 바그너 그룹이 무장 반란을 일으켜 모스크바로 진격하자 바그너그룹을 지지하는 러시아 남성들이 해골 무늬 휘장이 그려진 깃발을 든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러시아 용병 바그너그룹이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망명과 러시아 정부의 흡수 통합 방침 속에서 역설적으로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바그너그룹 휘장이 그려진 물품 가격이 2배 오르고, 바그너 신병 모집소에 지원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와일드베리에서 판매되고 있는 바그너 그룹 와펜 가격이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 사태 이후 2배 가까이 올랐다. 사람 두개골이 형상화된 바그너그룹의 휘장은 294루블(약 4400원)이었지만 반란 이후 현재 525루블(약 8000원)에 팔리고 있다.

이 상품을 구매한 여성 타티아나는 로이터통신에 “러시아의 상황 때문에 즉흥적으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또 바이올린을 들고 있는 바그너 용병 사진이 새겨진 검은색 티셔츠의 가격도 1236루블(1만8600원)에서 1650루블(2만5000원)로 값이 뛰었다. 블라디미르라는 이름의 남성은 “바그너 용병회사는 최고다. 여러분에게 행운을 빈다”고 와일드베리에 구매자 평가를 남겼다.

또다른 러시아 전자상거래업체인 오존에서도 바그너 열쇠고리 등 기념품이 판매되고 있다. 별 다섯개를 남긴 한 구매자는 “전사한 바그너의 모든 전우들을 추모한다”고 적었다.

러시아 예프레모브의 한 야외시장에서 바그너 그룹 휘장이 그려진 깃발과 티셔츠 등을 판매하고 있다.[로이터]

바그너에 대한 일부 러시아인들의 호의적인 동정 여론이 기념품 구매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전국의 바그너 신병 모집소에서는 용병 가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BBC는 바그너가 러시아 전역의 무술 학교와 복싱 클럽을 포함한 격투기 클럽을 중심으로 접촉점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 기자가 러시아 전화번호를 이용해 십여 곳의 바그너 모집 센터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자 사무소들은 그룹 해체는 근거가 없다며 지금 당장 지원해서 입대 날짜를 정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뿐만 아니라 한 사무소 관계자는 “지원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은 러시아 국방부가 아닌 바그너 그룹과 계약하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사무소 관계자도 “지침이 바뀐 게 있다면 우리에게 연락이 왔을 것”이라며 “이전과 그대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그너 용병의 월급은 여전히 한 달에 24만루블(365만2800원)이며 계약 기간은 6개월로 제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년 동안 바그너와의 공식적인 관계를 부인해 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반란 이후 입장을 180도 바꿨다. 그동안 바그너가 러시아 정부로부터 100% 자금을 지원 받았다고 밝히며 프리고진의 입지를 좁히려 하고 있다. 또 앞으로 국방부만 바그너의 주요 전사 공급원이었던 러시아 교도소에서 병사를 모집할 수 있도록 하는 법에도 서명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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