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주가조작 의혹②]투자자의 고백 "공매도 상환기간 무력화할 수 있다"

신항섭 기자 2023. 6. 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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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롤오버 쉬워...사실상 무기한 공매도 가능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기간 제한은 없어요. 원래는 공매도는 상환 기간이 있지만 쉽게 연장이 가능해요. 몇명이 합치면 더 쉽게 되죠."

공매도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으로 상환기간이 꼽힌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개인투자자와 달리 낮은 수준의 이자로 무제한으로 공매도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얘기다. 이런 맹점을 주가조작범들이 악용해 시초가 왜곡, 고점에서의 대량 매도 등의 시세조종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게 소액 주주들의 주장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관과 외국인의 삼성전자 공매도 이자는 1% 미만 수준이다. 공매도 기간 여부와 상관없이 동일한 이자가 적용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에게 (공매도로) 주식을 빌려줄 때, 대차 가능 주식수가 많은 종목일수록 이자가 낮아진다. 주식의 희소성에 따라 이자율이 적용되는 구조"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기간과 상관없이 1% 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과는 큰 차이점이 있다. 개인들의 공매도인 대주매도는 신용대주 이자율이 적용된다. 증권사별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이 2.5%에서 4% 수준을 적용하고 있다. 매도한 주식 금액의 연 이자율을 내야한다.

대형주 등 대차가 용이한 종목군의 이자율이 2.5%이며 대차가 다소 어려운 종목은 4%를 받고 있다. 또 대주매도가 되지 않는 종목들도 상당하다.

이는 앞서 한 전문투자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했다가 삭제했던 글이 파장을 일으켰다. 자신을 전문투자자라고 밝혔던 그는 "(개인의)대주거래와 차이점은 상환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주가가)떨어질 때까지 돈넣고 무기한 기다리면 돈을 번다"면서 "수수료면에서도 상당히 메리트가 있다. 자산의 볼륨에 따라 각 증권사마다 수수료를 인하 해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매도는) 정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며, 돈의 크기에 따라 부여되는 무기가 다양해진다"면서 "불공정하고 더러운 세상 맞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자신의 글이 주식 관련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화제가 되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는 상호 합의하에 상환기간을 계속 연장가능하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는 90일까지며 연장이 가능하나 그 횟수가 제한돼 있다.

즉, 공매도 세력이 장기간에 걸쳐 공매도 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 것은 낮은 이자 덕분이다. 대차잔고가 높을수록 이자가 낮아 부담 없이 하락 베팅에 나설 수 있다. 오히려 공매도 이자보다 배당을 갚는 것을 더 부담스러워 한다. 연말 외국인들이 공매도를 청산하는 이유 역시 배당이다.

공매도 세력이 주식을 쉽게 빌릴 수 있는 데는 자산운용사들이 한 몫하고 있다. 주로 인덱스 펀드들이 주식을 대여해주고 이 수수료로 펀드의 수익률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를 지냈던 A씨는 "액티브 펀드들은 대부분 주식을 대여해주고 있지 않으나 인덱스 펀드의 경우, 주식을 빌려줘 추가 수익을 얻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기 때문에 대여를 해줘도 크게 문제가 없고, 기본 인덱스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할 때, 국내주식형 인덱스펀드 443개에서 대규모 주식 대여가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인덱스펀드 443개의 설정액은 30조6703억원이며 순자산은 44조6363억원에 달한다.

한 기업 관계자는 "거의 매일 아침 30분간 집중 매매하고, 호재성 뉴스 나올때는 어김없이 대량 매물을 쏟아내고, 때로는 고가 매수로 차입물량 충당하는 패턴은 일부 바이오 종목을 꾸준히 관찰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수 있는 사안"이라며 "금융당국의 감시 시스템이 이를 잡아내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대놓고 공매도를 통해 시세조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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