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에 제품값 내린 식품업계…편의점·마트에도 불똥튈까 [가격인하 후폭풍]

2023. 6. 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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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제과, 제빵 등 식품업체들이 정부의 '압박'에 최근 줄줄이 가격 인하·동결을 선언한 가운데 유통업체도 나서서 가격 인하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편의점업계, PB 상품까지 인하"가격이 곧 소비자가, 할인율 가장 낮아"30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업계는 공급가가 인상된 아이스크림 가격을 동결한 데 이어 자체 브랜드(PB) 상품의 값까지 낮추는 등 일단 정부의 뜻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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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진열된 아이스크림 제품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라면, 제과, 제빵 등 식품업체들이 정부의 ‘압박’에 최근 줄줄이 가격 인하·동결을 선언한 가운데 유통업체도 나서서 가격 인하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할인율이 높은 대형마트는 제조사가 값을 내린 일부 라면의 가격을 조정했으나 마진 문제로 인하 품목 확대를 망설이고 있다.

편의점업계, PB 상품까지 인하…“가격이 곧 소비자가, 할인율 가장 낮아”

30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업계는 공급가가 인상된 아이스크림 가격을 동결한 데 이어 자체 브랜드(PB) 상품의 값까지 낮추는 등 일단 정부의 뜻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유통업계 중 처음으로 자체 브랜드(PB) 상품의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가격 인하 대상 품목은 헤이루 스낵 3종과 우유 2종으로 ▷헤이루 통밀 고구마형·왕소라형·오란다 스낵 ▷헤이루 흰우유 1ℓ ▷우유득템 1.8ℓ다. 이들 상품은 월평균 20만개가 넘게 팔리는 인기 제품이다.

이들 상품의 가격은 7월부터 기존 가격에서 100원씩 인하된다. ▷헤이루 스낵 3종 1500→1400원(인하율 6.7%) ▷헤이루 흰우유 1ℓ 2600→2500원(3.8%) ▷우유득템 1.8ℓ 4500→4400원(2.2%)으로 각각 조정된다.

이번 가격 인하에 대해 납품처의 공급가 조정 없이 자체 마진을 축소해 진행한다고 CU 측은 설명했다. CU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가격 조정이 여의치 않은 중소 협력사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이마트24도 생수·페트커피·우유 가격을 동결하며 소비자 부담 줄이기에 나섰다. 이마트24는 올해 말까지 역시 PB 상품인 아임e 하루이리터 500㎖ 생수·500㎖ 페트커피’ 4종·하루e한컵우유 1ℓ의 가격을 연중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GS25는 물가 안정을 위해 GS더프레시의 PB 상품인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편의점 GS25에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앞서 편의점업계는 7월 1일 예정됐던 아이스크림의 가격 인상을 보류한다고 29일 밝혔다. 편의점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롯데웰푸드 아이스크림 제품 각각 15·10·13·14종에 대한 가격을 동결했다.

이에 따라 스크류바, 수박바 등은 1200원, 빠삐코 등 튜브류 아이스크림은 1500원으로 현재 가격이 유지된다.

롯데웰푸드는 7월부터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 등 아이스크림 15종의 편의점 공급가를 25% 인상하기로 했다. 롯데웰푸드는 인상을 감행한다는 입장인 만큼, 편의점업계가 자체적으로 마진 구조를 낮추며 물가 잡기에 나선 셈이다.

유통 업계 가운데 편의점이 가격 인하에 발 빠르게 동참한 이유는 편의점의 상품 가격이 일반 대중들에게 ‘소비자가격’으로 인식되면서다. 2010년 과자·라면·아이스크림·의류에 표시했던 권장소비자가격이 사라지면서 할인이 붙지 않은 편의점 가격이 사실상 소비자가격이 됐다. 이에 대해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유통 채널 중 할인율이 가장 적어 먼저 가격 인하에 나선 것 같다”고 했다.

대형마트 ‘고심’…“마진 가장 낮아, 식품업계 인하 결정 없이 가격 못 내려”

반면 대형마트의 경우 마진 구조를 손보면서까지 가격 동결에 동참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할인율이 다른 유통 채널에 비해 높은 데다, 상시 할인을 하거나 할인율이 변동되는 경우가 잦아 소비자가격의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마트업계는 혹시 있을지 모를 또 다른 압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일단 대형마트는 유통사 중 마진이 가장 낮기 때문에 식품업체의 인하 결정 없이는 가격 동결·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PB 상품의 경우 제조업체의 공급가 인상에도 가격을 동결하는 등 그동안 가격 인상요인을 자체적으로 방어해 왔다”고 덧붙였다.

단 이번에 농심 등 라면회사들이 납품가를 낮추기로 한 만큼 대형마트들은 라면값 인하에는 동참한다. 롯데마트는 신라면 5개입 상품의 판매가를 기존 4100원에서 3900원(인하율 4.9%)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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