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왜 살해했나' 질문에 '묵묵부답' 고개 숙인 친모…檢 송치(종합)

'냉장고 영아시신' 친모, 살인·사체은닉 혐의 검찰 송치

영아 2명을 살해하고 냉장고에 시신을 유기한 친모 A씨가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6.3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 친모 고모씨(30대)가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고씨는 이날 오전 9시 검찰 송치를 위해 경찰서를 나섰다. 고개를 숙이고 머리 위로는 검정 점퍼를 뒤집어 쓴 채였다.

고씨는 '아이들을 왜 살해했나' '숨진 아이들에게 할말 없나' '아이들에게 미안하지 않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경찰 승합차에 올랐다.

검찰로 넘겨지는 고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과 사체은닉죄다.

고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이를 출산해 살해한 뒤, 이를 검은봉지에 담아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소재 자신의 거주지 아파트 냉장고에 보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영아는 넷 째와 다섯 째로 각각 성별이 다르다. 고씨는 출산 당일, 이들을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씨는 범행 당시 세 남매(현재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를 양육 중이었다.

애초 경찰은 고씨를 체포하고 구속할때까지 영아살해죄를 적용했다. 하지만 범행 동기 및 시점 등을 놓고 검찰과 협의한 결과 살인죄를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 송치 전날 고씨에 대한 혐의를 변경했다.

고씨가 출산 후 병원에서 나와 다른 장소에서 범행한 점, 또 두 아이 모두 '목조름' 등으로 직접 살인을 한 점 등이 주요 혐의 변경 요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형법 제 251조의 영아살해를 보면 참작할 만한 동기로 인해 분만 중 또는 분만 직후의 영아를 살해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살인(형법 250조)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살인죄 적용으로 고씨에 대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 여부도 주목됐지만 경찰은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고씨에게 또다른 자녀 3명이 있는 점과 고씨의 신상이 공개될 시, 그에따른 다른 자녀 및 가족들의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부분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씨가 저지른 범행 대상이 제3자가 아니라는 점 등 재범의 우려가 없다는 부분도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고씨 송치와 별개로 그의 남편 A씨를 살인방조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 하지만 공모 및 방조 혐의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불송치 결정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