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美·中·인도네시아 최우선 통상협력 추진 대상”

박순엽 2023. 6. 3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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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통상협력 방안’ 보고서
공급망 협력·수출 시장·글로벌 리더·국제 개발 등 기준
美·中·인도네시아, 3개 전략 방향 해당…“최우선 협력”
“일본 포함해 튀르키예·브라질·영국 등 통상협력 강화”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세계화 둔화, 자국 우선주의, 친환경 전환 등 큰 도전에 직면한 통상 환경에 대응하려면 전략적인 통상협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 맞추면서 수출 시장을 유지·확대하고, 글로벌 통상 규범 형성에 큰 영향력을 지닌 국가를 대상으로 아웃리치를 강화해 국내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0일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통상협력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자국 우선주의, 친환경 전환 등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방향으로 △광물 자원 공급망 협력 △수출 시장 마케팅 강화 △글로벌 리더 대상 아웃리치 확대 △국제 개발 협력 활용 등을 제시했다.

(표=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무역협회, ‘통상 환경 대응’ 네 가지 전략 방향 선정

보고서는 우선 친환경 전환의 핵심인 전기 동력차 배터리(이차전지) 소재와 부품의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원 개발 협력을 통한 안정적인 광물 자원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배터리 5대 핵심 광물인 리튬·니켈·코발트·망간·흑연의 주요 매장 국가인 호주·브라질·중국·인도네시아 등을 대상으로 한 자원 개발과 공급망 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탄소 중립 완료 전까진 안정적인 화석 연료 확보가 뒷받침돼야 하므로 원유·천연가스 주요 매장국과도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희토류와 전략 광물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맹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한국도 대(對) 중국 리스크 관리와 공급처 다변화 차원에서 이러한 논의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보고서에선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 대응하는 동시에 기존의 수출 시장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전략도 제시했다. 다만, 공급망 재편과 별개로 중국, 아세안 등 기존의 거대 시장을 놓칠 수 없는 만큼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도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시장의 절대 규모가 크고, 시장 참여자의 구매력이 충분하며, 다른 나라와 교역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인도·미국·유럽연합(EU)·일본·브라질·멕시코 등의 국가도 주요 마케팅 대상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공급망·탄소중립·디지털 전환 등 새로운 통상 의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통상 규범 형성에 높은 영향력을 가진 국가를 대상으로 아웃리치를 강화해 한국 기업의 이해관계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특히 미국과 EU, 중국은 글로벌 어젠다를 주도하는 국가로서 새로운 국제 규범을 설정하는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한 아웃리치 강화는 필수적이라는 게 보고서 주장이다. 그 외에도 우리의 입장을 피력하기 위해 독일, 일본 등 한국과 유사한 산업 구조를 가진 국가와 공동 대응도 가능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의 기여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적극적인 개발 협력은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도 보고서는 바라봤다.

보고서는 한국의 주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 대상국 가운데 성장 잠재력이 큰 베트남, 방글라데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이 주요 대상국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이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수출 확대로 이어지고 다시 개도국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상호 발전적인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美·中·인도네시아 최우선 통상협력 추진 대상”

보고서는 이처럼 전략 방향으로 선정된 4개 기준에 따라 전략 방향별 통상협력 중점 추진 대상 국가·지역 27곳을 선정했다. 그중 미국과 중국은 광물자원 공급망 협력, 수출 시장 마케팅, 글로벌 리더 아웃리치 3개 분야에 해당했다. 인도네시아도 광물 자원 공급망 협력, 수출 시장 마케팅, 국제 개발 협력 대상으로 분석돼 이들은 최우선 통상협력 추진 대상으로 꼽혔다.

또 2개 전략 과제에 선정된 우선 통상협력 중점 국가로는 EU(마케팅·아웃리치), 일본(마케팅·아웃리치), 튀르키예(광물·마케팅), 베트남(마케팅·개발협력), 브라질(광물·마케팅), 영국(마케팅·아웃리치), 필리핀(마케팅·개발협력) 등이다.

보고서는 최근 10년(2013년~2022년) 간 외교 활동을 분석한 결과 최우선 통상 협력 대상 국가인 미국·중국·인도네시아 3개국과의 정상외교 활동은 비교적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미국을 대상으로 한 정상외교는 총 14건, 중국 6건, 인도네시아 5건으로 집계됐다.

이유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일본은 우리나라의 4대 수출 시장이자 3대 수입처로 우리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시장 규모나 영향력에서 중요성이 크나, 최근 10년간 정상외교는 1건에 그쳤다”면서도 “올해 3월 한국 대통령의 일본 순방, 5월 일본 총리의 방한이 이어지며 양국 간 정상외교가 물꼬를 트며 경제협력의 기반이 조성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편 튀르키예, 브라질, 영국, 필리핀을 대상으로 한 통상 외교 활동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이들 국가와의 통상협력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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