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서 실종 후 익사한 16명… 美 시카고 덮친 연쇄살인 공포

미국 시카고 미시간 호수. /AP 연합뉴스

미국 시카고 도심 일대에서 지난 1년 새 16명이 실종 후 익사체로 발견돼 연쇄살인 공포가 일고 있다.

29일(현지시각) N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남성 10명과 여성 6명이 시카고 강과 미시간 호수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들 중 한 명은 극단적 선택을 했고 두 명은 만취로 인한 익사로 알려졌지만, 대부분의 사인이 ‘판단 불가’로 남았다.

가장 최근 발견된 사망자는 26세 남성 노아 이노스다. 그는 지난 12일 직장 동료와 함께 시카고 강변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관람하고 나오는 길에 실종됐다. 이어 5일 만인 17일 공연장에서 한 블록 떨어진 시카고 강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

당국은 이노스의 죽음에 얽힌 원인을 아직 규명하지 못하고 있지만 유족은 타살을 주장하고 있다. 이노스의 여자친구는 지난 23일 추모 집회에서 “나는 이노스가 강에서 실종돼 발견된 첫 번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안다”며 “하지만 부디 그가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쇄살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에서 정보요원을 지냈던 트레이시 월더는 “실종 장소와 시신 회수 지점 등에서 일정한 패턴이 보인다”며 “더 이상 우연의 일치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쇄살인범은 일정한 패턴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며 “살인 후 피해자를 물에 던지는 것도 법의학적 증거들을 없애 완전 범죄를 노리려는 수법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6구의 시신 모두가 의심스러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경찰 측은 연쇄살인에 대한 가능성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뉴욕경찰(NYDP) 출신 존제이형사사법대학 소속 조지프 지아칼론 교수도 “소셜미디어 등에서 많은 음모론을 부채질하지만 수사관들은 오로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