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반란’ 후…러시아인 53% “우크라 평화협상 지지”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 이후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22∼28일 러시아 전역에 거주하는 16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협상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53%로 한 달 전 조사 때보다 8%포인트 늘었다. 특히 무장 반란이 발생한 23∼24일 이후 협상을 지지하는 응답이 더 늘어났다.
전쟁 종식을 위해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여론은 지난해 9월 러시아가 예비역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내렸을 때 크게 높아졌다가, 올해 5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점령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낮아진 상태다.
러시아 정부는 그간 우크라이나가 평화협상을 꺼린다고 비난해왔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영토를 떠날 때까지 대화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번 전쟁을 통해 빼앗은 점령지 뿐만 아니라 크름반도까지 돌려받아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했을 당시 국경을 회복하는 것을 평화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의로운 평화’는 주권과 영토에 대한 타협이 아니다”라면서 러시아에 빼앗긴 우크라이나 영토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레바다센터의 데니스 볼코프 국장은 “러시아인들은 반란 사태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더 큰 차질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은 이 전쟁이 최대한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내년 러시아 대선에서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찍겠다는 응답자는 무장 반란 전날까지만 해도 19%에 이르렀으나, 반란이 실패한 24일 이후 6%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율은 무장 반란 사태를 전후해 큰 변화가 없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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