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스트와 ‘역사 다시 쓰기’ [책&생각]

최원형 2023. 6. 3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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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은 다른 정치 전통에서는 볼 수 없는 파시즘만의 특징이다." 아르헨티나 출신 역사학자 페데리코 핀첼스타인은 <파시스트 거짓말의 역사> (호밀밭)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정치와 거짓말은 본래 가깝다지만, 지은이는 파시즘은 "조직화된 거짓말"을 특징으로 삼는다고 규정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오늘날 포퓰리스트들은 "역사에 대한 전쟁"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지은이는 짚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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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책거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제69주년 창립기념행사에서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의 소개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거짓말은 다른 정치 전통에서는 볼 수 없는 파시즘만의 특징이다.” 아르헨티나 출신 역사학자 페데리코 핀첼스타인은 <파시스트 거짓말의 역사>(호밀밭)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정치와 거짓말은 본래 가깝다지만, 지은이는 파시즘은 “조직화된 거짓말”을 특징으로 삼는다고 규정합니다. 이념적 목표와 욕망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참된 것으로 규정하는 것이 파시즘의 본질적 공통점이랍니다.

오늘날의 포퓰리즘을 민주적 시대에 맞게 파시즘을 변형한 ‘포스트 파시즘’이라 보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선거 같은 이성적이고 절차적인 중재에 크게 기대지 않았던 과거 파시스트들과 달리, 포퓰리스트들에겐 “지도자의 이데올로기적 진실에 대한 대중의 확인 절차”로서 선거가 중요합니다. 선거에서 승리해야 ‘유일한 국민의 대표자’ 행세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포퓰리스트 지도자는 먼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선거에서 이긴 뒤엔 ‘이제 신성한 지배권을 인정받았다’는 듯 또다시 거짓 주장들을 늘어놓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오늘날 포퓰리스트들은 “역사에 대한 전쟁”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지은이는 짚습니다. 과거 파시즘의 역사적 맥락을 잇고 있기에, 그들은 파시스트 독재였던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감추는 대신 이를 ‘진짜 역사’로 미화하고 윤색하는 데 나선다는 겁니다. 그동안 숱한 말들로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우리나라 대통령은 최근 ‘반국가 세력’이란 말을 꺼내 들었습니다. “우리는 권위주의적 포퓰리스트에 대한 비판이 왜 단순한 형용사의 사용이나 욕설 정도로 그치고 마는지 그 이유를 자문해봐야 한다”는 지은이의 경고가 새삼 날카롭게 다가옵니다.

최원형 책지성팀장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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