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나… 은행 과점깨기 다음주 발표

박슬기 기자 2023. 6. 30. 09: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대구은행 본점 전경./사진=대구은행
이달 말 예정됐던 은행권 영업관행 개선 방안이 다음주 발표된다. 이는 당초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쟁점 사안에 대한 추가 의견수렴 절차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금융당국이 발표 일정을 늦춘 것이다.

5대 은행 과점 체제 깨기에 돌입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새로운 플레이어를 투입시켜 경쟁을 유도할 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주목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대 시중은행의 과점 깨기 방안을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향해 "돈잔치로 국민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곧바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5대 은행을 중심으로 구축된 과점체제 깨기와 은행권 경쟁 촉진 방안과 관련해 4개월 이상 논의를 진행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챌린저은행(소규모 특화전문은행), 스몰라이선스,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비은행 지급결제안 허용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챌린저은행은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추진 동력에 힘이 빠졌고 스몰라이선스 도입에 대해선 금융위 TF 내에서 리스크가 큰 사업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는 후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한국금융연구원에 맡긴 연구를 통해 중소기업전문은행(스몰라이선스) 도입은 실익이 없다는 결론을 얻기도 했다.

비은행권의 지급결제 업무 허용에 대해선 한국은행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은은 "비은행권 소액결제시스템 참가 확대 시 고객이 체감하는 지급서비스 편의 증진 효과는 미미한 반면 지급결제시스템 안전성은 은행의 대행 결제 금액 급증, '디지털 런' 발생 위험 증대 등에 따라 큰 폭 저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지방은행, 시중은행 전환 유력… 자본금·지배구조 요건만 넘으면


이에 금융권의 관심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쏠려 있다. 금융당국 역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독과점 구조를 깨기 위해선 완전히 새로운 플레이어를 등장시키기보다 기존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격상하는 것이 현실적이란 판단에서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지방은행 중 자본금·지배구조 요건을 갖춘 곳에 시중은행 인허가 내주는 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현재 자본금 기준은 시중은행 1000억원, 지방은행 250억원 등인데 지방은행 6곳((BNK부산·BNK경남·DGB대구·JB전북·JB광주·제주은행)의 자본금은 시중은행 자본금 기준인 1000억원을 이미 훌쩍 넘는다.

다만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자회사로 둔 BNK금융지주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운영하는 JB금융지주는 지배구조 요건을 시중은행 기준으로 맞추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 은행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시중은행의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 지분 보유 한도는 4%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부산롯데호텔을 포함한 롯데 계열사 8곳으로 이들은 지난해 말 기준 11.14%의 BNK금융 지분을 갖고 있다. JB금융지주의 경우 삼양사가 14.61%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다만 대구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DGB금융지주의 경우 국민연금(9.92%)과 OK저축은행(8.00%) 등으로 주요 주주가 구성돼 다른 지방은행에 비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핸 지배구조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이에 DGB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위한 내부적 검토를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DGB대구은행은 내부적으로 원론적인 수준에서 검토를 진행했다"며 "향후 금융당국의 방침이 구체화되면 보다 세부적인 논의를 거쳐 정확한 답변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은 1967년 10월7일 출범한 국내 최초의 지방은행이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1도 1은행 설립 정책에 따라 자본금 1억5000만원으로 설립됐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대구은행의 자산규모는 73조9543억원으로 성장했다. 올 1분기 대구은행의 순이익은 1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DGB금융이 자회사 가운데 증권·자산운용 계열사의 사명을 DGB투자증권, DGB자산운용이 아닌 하이투자증권, 하이자산운용으로 끌고 가는 것은 지방색을 띠지 않고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명칭에서도 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은 지역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는 반면 대구은행은 아이엠(iM)뱅크를 쓰는 것은 지방은행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시중은행 전환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