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째 기술수출 목표는 제값받기'...레고켐바이오, 임상 거치면 잭팟
오는 4분기 첫 환자 투여...1상에 2년 소요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레고켐바이오(141080)가 표적 항체-약물 결합체(ADC) 항암제 독자임상으로 13번째 기술수출 잭팟을 노린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22일 트롭2(Trop-2) ADC 항암제 LCB84의 임상 1·2상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해당 임상은 미국, 캐나다에서 유방암, 폐암 등 고형암 환자 약 300명을 대상으로 한다. 1상은 8개 사이트, 2상은 20개 사이트에서 각각 실시될 예정이다. 1상 첫 투약은 오는 4분기 이뤄질 예정이다.
ADC 항암제는 특정물질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와 암세포를 공격을하는 약물이 결합된 의약품이다. 트롭2 표적 ADC 항암제는 항체가 세포 표면에 발현한 트롭2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치료제는 세포 속으로 들어가, 세포 내에서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약물을 방출해 암세포를 죽인다.
트롭2 ADC 가치 상한가...LCB84가 ‘최고’
글로벌 ADC 치료제 경쟁은 HER2 항원을 타깃으로 1차전이 전개됐고 현재는 트롭2(영양막 세포 표면 항원-2)에서 2차전이 벌어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다이이찌산쿄와 개발한 HER2 표적 ADC 앤허투는 지난해 10억달러(1조3055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블록버스터로 등극했다.
하지만 앤허투는 HER2 유전자 저발현 환자에게 효능이 저하된다. 반면 트롭2는 HER2 발현 상태와 무관하게 효과적인 치료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트롭2는 삼중 음성 유방암을 포함해 폐암, 방광암 등 다양한 암세포 표면에서 과발현되는 단백질이다.
이런 이유로 머크(MK-2870), 길리어드(트로델비) 등이 트롭2를 표적으로 한 ADC 치료제를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트로델비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삼중 음성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트롭2 ADC 항암제 상용화를 개시한 것이다. 머크의 MK-2870도 유방암 임상 2상에 이어 비소세포폐암 임상 2상에 성공하며 트롭2 ADC 치료제 파이프라인 가치를 끌어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레고켐바이오의 LCB84의 파이프라인 가치가 크게 높아졌단 분석이다. LCB84가 경쟁 치료제들보다 더 뛰어난 효능을 보였기 때문이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LCB84는 트루델비와 다이찌산쿄의 DS-1062BS 등과 비교의 효능 실험에서 압도적인 효능을 냈다”고 강조했다.
해당 실험은 대장암, 췌장암, 비소세포폐암 등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일정 수준의 암세포를 주입한 뒤 위약군, 트루델비, DS-106BS, LCB84 등의 투약군을 나눠 주입해 최대 42일간 암세포 크기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이 실험에서 LCB84는 초기 암보다 크기가 줄은 반면, 경쟁약 투약군은 암세포가 커졌다. 이 같은 실험결과는 마우스뿐만 아니라 렛, 원숭이 등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난관 극복해 효능 높이고 부작용 최소화
LCB84가 이처럼 높은 효능을 낸 이유는 트롭2 ADC 치료제 개발의 최대 난관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트롭2 항원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분포해 약물 도달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하지만 LCB84는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항원에만 결합하기 때문에 효능이 극대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LCB84는 잘린 형태의 트롭2하고만 결합한다”면서 “잘힌 형태의 트롭2는 암세포만 존재하기 때문에 정상세포와 결합할 가능성이 제로(0)”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LCB84가 길리어드 트루델비와 다이찌산쿄의 DS-106BS와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LCB84가 암세포만 정확히 표적하기 때문에 효능은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됐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다른 ADC는 운반 과정에서 약물이 혈중에 떨어져 나간다”면서 “하지만 LCB84는 링커 기술 수준이 높아 혈중에 약물이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ADC 개발을 하면서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링커 기술이 축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쉽게 말해, LCB84는 미사일처럼 암세포를 향해 정확히 날아가 터진다. 이 과정에서 정상세포 영향이 최소화해 부작용이 적다. 대신, 약물이 암세포에만 작용하면서 치료제 효능은 극대화 된다는 설명이다.
‘독자임상→ 공동연구→ 기술수출’로 초대박 노려
그동안 초기 단계에서 기술 수출한 후 파트너사와 공동 개발하던 레고켐바이오는 LCB84를 통해 첫 독자 개발에 나섰다.
LCB84의 기술수출은 시기보다는 가격에 중점을 뒀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지금까지 12건의 기술수출 모두 극초기 단계에 넘기면서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면서 “이번 기술수출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LCB84는 임상 1상, 나아가선 2상 초반까지는 독자임상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기술수출을 하더라도 물질이전 형태가 아닌, 임상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공동연구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다이찌산쿄가 아스트라제네카와 앤허투 공동연구를 지속하다 임상 3상 단계에서 큰 값을 받고 치료제를 기술수출한 형태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지완 (2pa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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