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짜리 라면값 내렸는데...3만원대 케이크값 그대로

유엄식 기자 2023. 6. 3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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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불호령에 농심을 시작으로 라면, 제과, 제빵 회사들이 잇따라 제품 단가를 낮추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라면 등 주요 라면 제품은 이전부터 가격이 봉지당 약 1000원으로 인하 폭이 50원에 그친 까닭이다.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2만~3만원대 케이크나 피자 등은 이번 가격 인하 대상에서 빠졌다.

이와 비슷한 인하율을 적용하면 3만원대 생크림 케이크는 가격이 1500원 이상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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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케이크 3만대, 이벤트 케이크 8만원 넘어...제빵사 "기호 식품은 가격인하 대상 아냐"
시내 파리바게트 전경. /사진제공=뉴스1

정부 불호령에 농심을 시작으로 라면, 제과, 제빵 회사들이 잇따라 제품 단가를 낮추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라면 등 주요 라면 제품은 이전부터 가격이 봉지당 약 1000원으로 인하 폭이 50원에 그친 까닭이다.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2만~3만원대 케이크나 피자 등은 이번 가격 인하 대상에서 빠졌다.

가공식품 가격 인하의 시발점이 된 '밀가룻값 하락'만 고려한다면 이 같은 고가 제품 가격도 동시에 내려야 하지만, 해당 업체들은 불가피성을 주장한다.
식빵 등 식사 대용 제품만 내린다...기호 식품 케이크는 가격 유지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빵 업계 1위 SPC삼립은 7월 초부터 식빵, 크림빵, 바게뜨 등 30종 제품 가격을 평균 5% 내린다.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에선 '그대로토스트' 등 10종을,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판매용을 납품하는 SPC삼립은 '정통크림빵' 등 20종을 가격 인하 품목으로 선정했다. 1300원~3800원 선인 제품 가격을 100원~200원 낮추기로 했다.

이와 비슷한 인하율을 적용하면 3만원대 생크림 케이크는 가격이 1500원 이상 내려간다. 하지만 이런 고가 제품군은 가격 인하 품목에서 제외됐다.

이와 관련 SPC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하 결정의 취지가 민생 물가 안정이어서 식빵, 바게트 등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제품 위주로 선정했다"며 "파리바게뜨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식빵류인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달리 기호 식품인 케이크는 가격 인하 시급성이 낮다고 봤다. 워낙 급하게 가격 인하 품목을 결정했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한 측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프랜차이즈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도 금명간 일부 제품 가격 인하를 발표할 예정이다. SPC삼립처럼 선별적 인하에 나설 가능성 높은데 고가 케이크류는 인하 품목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뚜레쥬르 케이크 가격은 2만~3만원대로 책정돼 있다. 어린이날을 앞둔 지난 4월 어린이 인기 캐릭터 '캐치 티니핑'을 활용한 8만원대 프리미엄 케이크(티니핑 스폐셜 파티)를 선보이기도 했다. 2단 케이크 비주얼과 동봉된 피규어로 인기를 끌면서 한정판 제품이 조기 완판됐다. 지난달부터 상시 판매를 결정하고 예약 주문을 받고 있는데, 생일 등 기념일 수요가 많다고 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프리미엄 케이크는 기호 식품임을 고려해 가격 인하 품목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교촌치킨 매장. /사진제공=뉴스1
다음엔 우리 차례일까... 국민 간식 피자, 치킨 업체도 긴장
1판당 2만~3만원대 가격을 책정한 피자 업체들도 잇단 가공식품 가격 인하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도미노피자, 피자헛 등 해외에 본사를 둔 업체들도 기본적으로 국내 법인이 제품 가격을 책정하지만, 현실적으로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의 상승으로 현재 가격 인하를 검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피자헛 관계자는 "밀가루 외에도 다양한 원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가격 인하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배달, 포장 등 꾸준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라면, 제과 업체보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치킨 업체부터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4월 교촌치킨은 '허니콤보' 등 주요 메뉴 가격을 3000원씩 일괄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배달비를 포함하면 치킨값 3만원 시대가 열렸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bhc, BBQ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기존 제품 가격은 인상하지 않고, 신제품 가격을 올리는 방식이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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