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이 정답 아니잖아요"…어느 일본 부부의 응원

권효중 2023. 6. 3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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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학을 졸업해서 대기업에 다니고, '서울'에 살아야만 정답은 아니잖아요. 낯선 시골살이가 무섭더라도, 막상 해보면 좋은 점이 더 많아요. 이것도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일본에서 '다루마리(Talmary)'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와타나베 이타루와 마리코 부부는 지난 21일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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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시골 '돗토리현'서 빵집에 맥주, 숙박까지 확대
"매력적인 상품 만들고, 소비로서 '문화' 창출해야"
"도시보다 생활 부담 적어…내려가면 '할 일' 많아진다"
"'기본' 충실한 상품으로, 새로운 도전 해보세요"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좋은 대학을 졸업해서 대기업에 다니고, ‘서울’에 살아야만 정답은 아니잖아요. 낯선 시골살이가 무섭더라도, 막상 해보면 좋은 점이 더 많아요. 이것도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일본에서 ‘다루마리(Talmary)’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와타나베 이타루와 마리코 부부는 지난 21일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와타나베 부부는 일본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각종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응원을 전하며 새로운 공간에서 그동안 없었던 소비문화와 경제 순환을 창출해보는 ‘도전’을 권유했다.

와타나베 마리코(왼쪽), 와타나베 이타루(오른쪽) 일본 다루마리 빵집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와타나베 부부는 인구 1만5000여명에 그치는 일본 시골 치바현 이스미시에 천연 효모를 이용한 발효 빵을 파는 ‘다루마리 빵집’을 열었다. 이후 2015년에는 일본에서 인구가 제일 적은 돗토리현으로 자리를 옮겨 빵은 물론, 수제 맥주와 숙박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운영 중이다. 이들의 빵집은 천연 효모는 물론 각종 천연 재료로 만들어져 인기가 높고 지역에서도 단순한 빵집이 아닌 마을 공동체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와타나베 부부는 현재 시골 마을의 현실을 전하며 ‘소비’ 이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타루씨는 “단순히 멋진 가게를 만들어서 소비를 창출하는 것 이상으로, 경제가 순환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흐름이 필요하다”며 “멋진 가게에서 매력적인 마을이 되고, 젊은이들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게 하기 위한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골이라는 공간은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요는 물론 소비문화 자체에 대한 교육도 부족한 만큼 이곳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문화’를 창출해야 한다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학업과 취업, 결혼과 육아 등 현실적인 문제로 힘겨운 젊은이들에 대한 위로도 이뤄졌다. 마리코씨는 “일본은 한국만큼 대학 진학률이 높지는 않아도 높은 학구열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여성의 경우에는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양국이 비슷한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힘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됐다”며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서 ‘시골’을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들이 꼽은 시골 생활의 장점은 저렴한 생활비와 이를 바탕으로 창출되는 수많은 기회들이었다. 이타루씨는 “일단 몸을 움직여보면, 할 수 있는 것이 나온다”며 “시골이라면 중고차 1대 비용으로도 집을 마련할 수 있고 걱정이 줄어드니 시도해볼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마리코씨 역시 첫 시골 생활이 두려웠지만 ‘막상 해보니 달랐다’고 입을 모았다. 그는 “막상 해보니까 ‘빨리 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으로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곳이며 도쿄로 돌아가라고 하더라도 이제는 그런 ‘좁은 곳’에선 살기 싫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특히 여성이라면 아이를 키우기에도 더 좋고 도시에서는 고민했을 커리어 문제를 이곳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이어나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무것도 없는 시골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그들만의 ‘창업 비결’도 전했다. 와타나베 부부는 ‘기본’을 강조했다. 좋은 원재료를 써서 상품의 질 자체를 높여 ‘당연한 것을 제대로 하는 것’이야말로 정답이라는 의미다. 이타루씨는 “내가 소비자여도 사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고 마리코씨 역시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장기간의 침체를 겪으며 ‘싼 것’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여전히 ‘좋은 것’이 돋보일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해진 답은 없으니 새로운 가치관을 만드는 데에도 도전해 보라”고 권유했다.

권효중 (khji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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