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승리→‘꼴찌 그랜드슬램’ 조롱...삼성, 어디부터 어떻게 풀어야 하나 [SS포커스]
[스포츠서울 | 사직=김동영기자] ‘이렇게 질 일인가’ 싶은 경기가 자주 나온다. 5연속 루징시리즈다. ‘간헐적’으로 이긴다. 장기 연패는 아닌데, 작년 13연패 당시처럼 뭔가 흐름이 좋지 않다. 이상할 정도로 꼬였다.
삼성은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와 클래식 시리즈 2차전에서 5-1로 이기다 6-9로 졌다.
충격패다. 선발 알버트 수아레즈가 5.2이닝 동안 113구를 던지며 9피안타 1볼넷 1탈삼진 8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5회까지 5점을 줬는데 모두 비자책이었다. 특히 4회 비자책 4실점이 아쉽다. 이닝이 끝날 것이 길어졌고, 6회까지 여파가 갔다.
타선은 힘을 내기는 했다. 9안타 4사사구면 나쁘지 않다. 6점도 뽑았다. 그러나 또 ‘불완전 연소’다. 초반 점수를 뽑은 후 중후반 침묵하는 패턴이 이날도 이어졌다.
27일 경기도 아쉬웠다. 선발 원태인이 8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의 완벽투를 뽐냈다. 1회말 잭 렉스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내준 2점이 전부다.
타선도 6회 오재일의 적시타로 1점을 냈고, 7회 이재현의 역전 투런포가 터지며 3-2로 뒤집었다. 그러나 9회 올라온 좌완 이승현이 크게 흔들리면서 대거 3실점, 3-5의 끝내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28일 경기까지 영향이 간 모양새다.
또 역전패다. 6월이 특히 안 좋다. 4~5월 두 달 동안 46경기를 치러 역전패가 10번이다. 그런데 6월에만 24경기에서 10회다. 이상할 정도로 지키지 못한다.
시즌 전체로 보면,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16승 9패, 승률 0.640이다. 괜찮은 수치 같아 보이지만, 순위는 꼴찌다.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20승이 되지 않은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자연히 6할 승률도 삼성 외에 없다.
투타 모두 밸런스가 좋지 못하다. 올시즌 팀 평균자책점 4.77로 최하위이고, 팀 타율도 0.252로 9위다. 그나마 선발은 어느 정도 돌아가고 있다. 불펜이 휘청이는 중이다. 방망이도 신통치 않다.
‘뭘 해도 안 될 것 같은’ 경기가 자꾸 나온다. 지난해 13연패 당시 그랬다. 거꾸로 상대는 삼성과 붙으면 자신감을 보인다. 찬란한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이지만, 이제 다 과거의 영광일 뿐이다. 지금 삼성은 최하위로 처진 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9위 한화와 승차가 어느새 4경기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시즌 전 한 해설위원은 “삼성 전력이 생각보다 약하다. 꼴찌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진짜 그렇게 됐다. 삼성 팬들의 탄식도 나온다. 몇 년간 최하위를 전전했던 한화의 모습이 삼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기분인가 싶다”고 한다.
결국 삼성이 달라지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당장 시급한 것이 있다. ‘연승’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5연속 루징시리즈. 마지막 연승이 지난 10~11일 롯데를 상대로 거둔 2연승이다. 이후 14경기에서 5연패-1승-5연패-1승-2연패다. 연달아 이기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고무적인 부분은 있다. 극도의 부진에 빠졌던 오재일이 1군에 돌아와 연이틀 타점을 생산했다. 류승민, 조민성 등 어린 선수들의 방망이도 시원하게 돌아간다. 불펜에도 오승환-우규민의 복귀로 자원 상황이 나아졌다.
캡틴 오재일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주도해 선수단 모임을 하거나, 회식을 한 번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코칭스태프가 이끄는 것도 좋지만, 형들이 나서면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직접 비교 대상은 아니겠으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일본 대표팀은 다르빗슈 유가 주도해 대표팀 전체 회식을 하기도 했다. SNS에 사진을 올리는 등 외부에도 알렸다. “술 마신다”고 비판할 일이 아니다. 더 잘하기 위한 단합의 자리로 보면 문제 될 것도 없다.
적극적인 트레이드 추진도 필요해 보인다. 핵심은 역시나 포수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사령탑이 트레이드를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추진도 했다. 성사가 쉽지 않았다.
‘포수 왕국’이다. 3포수의 강점도 확실하다. 그러나 전력 보강을 위해 할 수 있으면 하는 쪽도 좋다. 곧 7월이다. 시간은 삼성의 편이 아닐 수 있다.
삼성은 창단 후 단 한 번도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적이 없는 팀이다. 모든 팀들이 한 번씩 꼴찌를 한 적이 있지만, 삼성만큼은 그런 적이 없었다. 오랜 시간 강팀으로 군림했고, 암흑기에도 최소한 9등은 했다. 올시즌 이 기록이 깨질 위기다.
아직 시즌은 절반이 남았다. 모든 것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분위기가 안 좋은 것은 확실하다. 깨야 한다. 축구, 농구, 배구에 야구까지 삼성 스포츠단 ‘꼴찌 그랜드슬램’이라는 조롱이 나오는 상황. 현실로 만들어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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