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도 무단 도용' 짝퉁 대놓고 파는 패션 플랫폼
예일·캠브리지·유희 등 수십개 브랜드 피해
동대문 쇼핑몰 연결 입점 셀러 관리 어려워
"오픈마켓 고질적 문제" 사실상 문제 방치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국내 패션 플랫폼들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짝퉁’ 제품을 버젓이 유통하고 있다.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상표권 침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개인 운영 쇼핑몰을 중개하는 플랫폼의 특성상 짝퉁 제품의 유통을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이블리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 모두는 지식재산권을 무단 도용한 짝퉁 제품이다. 예일을 운영하는 워즈코퍼레이션은 예일대로부터 정식 라이선스 허가를 받고 로고 플레이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앱에서는 대기업이 출시한 브랜드 뿐만 아니라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 디자인을 그대로 복제한 제품을 두루 찾아볼 수 있다. 국내 패션 대기업 LF(093050)가 지난 4월 출시한 ‘캠브리지’ 브랜드 짝퉁 제품도 대거 판매되고 있다. LF는 영국의 캠브리지대로부터 라이선스 단독 사용 허가를 받았다. 이외에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유희’의 레터링 티셔츠도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짝퉁 제품은 대부분 동대문 기반 쇼핑몰이 판매하는 제품이다. 주로 티셔츠나 후드에 브랜드 로고를 붙여 정품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판매한다. 1020세대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이용해 소비자가 즐겨 찾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값싼 짝퉁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셈이다.
에이블리 측은 사전·사후 매뉴얼을 기반으로 타 브랜드 디자인 모방, 변형 권리 침해 상품 판매 행위 등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점 단계에서는 운영 정책을 고지하고 동의 과정을 거치고 이후 안내 계도에도 권리 침해 의심 상품 접수될 경우 단계적으로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오픈마켓부터 플랫폼이 고질적으로 앓고 있는 문제이다 보니 다른 패션 플랫폼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페널티 점수에 따라 마켓 노출을 제한하는 식의 규제를 하고 있다. 지속적인 운영 정책 위반으로 페널티가 누적될 경우 강제퇴점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플랫폼 ‘지그재그’는 플랫폼서비스실의 ‘상품모니터링 파트’에서 가품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상품 이미지(디자인), 상품명 등에 상표권 침해 요소가 발견될 시 즉시 삭제 및 판매 불가 처리를 하며 명품 브랜드의 경우 해당 키워드를 포함한 상품 등록 시 자동으로 판매 불가 처리가 된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이 가품판매 제한 정책을 세우더라도 플랫폼에 입점한 모든 셀러를 관리하기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디자인 등을 무단 도용하는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입점 업체 지속적인 계도에 나선다지만 상시 모니터링 어려운만큼 모니터링 강화에도 짝퉁 제품을 뿌리 뽑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수 백개에 달하는 권리 침해 사안을 일일히 브랜드사가 신고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을 감안하면 플랫폼 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브랜드 보호에 나서야 한다”면서도 “사실상 플랫폼이 매출과 거래액을 끌어올리기 위해 짝퉁이 유통되고 있는 것을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업계는 패션 시장의 디자인 표절과 위조품 근절을 위해 지난 2월 ‘한국브랜드패션협회’를 설립해 중소, 신진 패션 브랜드 보호에 힘을 모으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한국브랜드패션협회 회원사는 100개를 돌파했다. 창립총회 당시 50여개였던 회원사 규모가 두 달만에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한국브랜드패션협회 관계자는 “회원사를 중심으로 온라인, 특히 오픈마켓 플랫폼을 중심으로 위조품 온라인 유통 모니터링에 역량을 쏟고 있다”며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의 지식재산권 보호 및 신장을 위한 법률 지원, 패션 업계 성장을 위한 정책 네트워크 확대 사업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juaba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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