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 보호구역이외 호수나 강이라면 카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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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일이 다 어렵지만 한국에서 아웃도어 관련 회사를 운영하는 일은 더 어려울 것으로 짐작한다.
지금 한국에는 카누와 카약 제품과 관련된 '안전 인증 제도' 같은 것이 없다.
이것은 마이카누를 2~3일에 한번씩 사용해도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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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일이 다 어렵지만 한국에서 아웃도어 관련 회사를 운영하는 일은 더 어려울 것으로 짐작한다. 왜냐하면 마니아들 수가 의외로 적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쪽에서 마니아 수는 사업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그 기둥이 지금 한국에는 많지 않다. 수상레저스포츠 관련 쪽은 그나마 있던 기둥도 뽑히는 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2014년부터 접이식 카누를 만들고 있는 마이카누MYCANOE 진광석 대표, 어떤 마음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을까?
카누 제작 사업에 뛰어들기 전 어떤 일을 하셨죠?
▶ IT업체에 있었어요. 김찬 이사는 대기업에 있다가 나와서 가구 설계와 개발 일을 오래했습니다.
어쩌다가 카누를 만들게 됐나요?
▶ 취미가 업이 된 거예요. 수영하는 걸 좋아했어요. 충주호에서도 3km, 5km 수영을 했었고요. 그러다가 카누를 접하게 된 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마이카누가 생긴 지 10년 정도 되네요? 지금 연 매출이 얼마나 될까요?
▶ 아직 매출이라고 말하기 힘들어요. 이제 연 매출 10억 정도 될까요? 우리는 회사 규모가 작아서 월 생산량에 한계가 있어요. 공장을 넓히거나 사람을 더 붙이면 매출도 늘 텐데, 아직 그럴 수 있는 여력이 안 됩니다.
이제야 매출이 이 정도 된다고 하면, 그동안 회사 운영하기 힘들었겠는데요? 지금쯤 에너지가 떨어질 때가 된 것 같은데요.
▶ 에너지 떨어질 때가 훨씬 지났죠. 지금 마이카누는 일곱~여덟 번째 버전이에요. 지금 버전이 상용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러니까 이때까지 계속 개발만 한 셈이에요.
지금 개발 비용만 따지면 연 5억 원을 넘을 것 같은데요?
▶ 5억 원까지는 아닙니다. 초기에는 그런 식으로 비용이 들었어요. 지금은 기술이 많이 축적됐으니까 개발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요. 제작 시간도 줄고 있고요. 초기에는 벤처 투자사에서 투자를 좀 받았습니다. 투자 받는 것도 힘들었어요. 한국에서 제조 쪽 투자 받는 건 많이 어려워요.
전에 미국에서 오루카약Oru Kayak이라는 접이식 카약이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회사 걸 참고한 건가요?
▶ 아, 알고 있군요! 오루카약은 우리보다 1년 먼저 나왔어요. 참고하긴 했죠. 아무래도 같은 접이식 개념이니까요. 그런데 오루카약과 우리는 다릅니다. 그쪽은 배 위쪽이 막혀 있는 폐쇄형 카약을 만들죠. 우리는 개방형 카누를 만들고요. 접는 구조도 달라요. 그런데 요즘 보니까 그쪽도 점점 개방형으로 만들고 있더군요. 살펴보니 우리 것을 확실히 참고한 것 같은 부분도 눈에 띄더군요. 비슷한 접이식 개념이다보니 아무래도 겹치는 부분이 발생할 수 있겠죠. 당연히 그들도 우리를 알고 있어요.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전시회가 열렸는데, 여기서 운영진들과 미팅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사업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뭐죠?
▶ 재고라고 할까요? 2014년부터 계속 제품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어요. 매번 업그레이드 하다 보니 이전 버전은 판매하지 못해요. 이전 버전을 판매했다가 기능이 좋지 않다고 소문나면 다음 버전 판매에 지장이 생기거든요. 창고에 재고가 많습니다.
한국에 카누를 탈 수 있는 곳이 많을까요?
▶ 우리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손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에요. 그런데 살펴보면 탈 수 있는 곳이 많아요. 우리나라에는 차를 타고 1시간쯤 가면 크고 작은 강이나 호수가 많습니다. 충주호나 소양호 같은 큰 호수늠 몇날 다녀도 다 둘러보기 힘들 정도로 넓죠. 대표적으로 저수지가 있죠. 우리나라에 크고 작은 저수지가 무려 2만7,000개나 돼요.
저수지나 호수 등 모든 곳에서 카누를 탈 수 있을 것 같진 않은데요. 그러니까 통제하는 곳이 많을 것 같아요.
▶ 네, 이 부분이 저도 좀 답답합니다. 국회 같은 데서 법을 개정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호수나 강에선 상수원보호구역 외에서 무동력 카누나 카약을 탈 수 있습니다. 지방의 저수지에서도 탈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네요(농어촌공사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소형댐과 저수지는 카누나 카약을 탈 수 없는 곳이 많다). 탈 수 있는 구역을 좀 풀어야 해양 레포츠 산업이 발전할 것 같은데, 정부에 정식으로 제안해 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해는 돼요. 보통 농어촌공사에서 저수지 등을 관리하는데, 직원 1명이 혼자 30~40군데를 살펴야 해요. 이거 굉장히 힘들겠다고 공감도 합니다. 오염 문제도 있어요. 낚시하는 사람들은 산에 다니는 사람들과 자연보호에 관한 인식이 좀 다릅니다. 지금도 낚시터에 가면 쓰레기가 많아요.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면 규제가 조금 풀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10년 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으면 해양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라고 했어요. 지금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데요, 관련 직종에 몸 담고 있는 입장에서 봤을 때 어떤가요? 해양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나요?
▶ 몇 년 전에 비해 확실히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저희 마이카누의 경우만 보더라도 초기에는 낚시하는 50~60대 분들이 주로 관심을 보였거든요. 지금은 캠핑을 즐기는 30~40대 젊은 사용자층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국민소득에 비해 아직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봐야겠죠. 최근에야 카누 캠핑이나 카약 캠핑을 즐기는 분들이 늘고 있어 이것이 보편적인 아웃도어 활동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해양 레저 쪽 발전이 더딘 이유가 있을까요?
▶ 문화차이 때문 아닐까요? 우리나라에선 어렸을 때 수영을 필수로 배우진 않잖아요. 물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는 거죠. 저는 부산 출신이에요. 그럼에도 40대가 되어서야 수영을 배웠어요. 아, 계곡이나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이것을 관련 기관 책임으로 돌리는 문화도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통제도 심한 거고요.
다음 버전 카누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요?
▶ 아까 말했듯 캠핑 쪽에서 카누 수요가 늘고 있어요. 그래서 그들이좀더 가지고 다니기 쉽게 배낭 형태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 중이에요. 그리고 군용으로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 짤막한 정보
접이식 카누 튼튼할까?
지금 한국에는 카누와 카약 제품과 관련된 '안전 인증 제도' 같은 것이 없다. 그래서 마이카누는 독일까지 제품을 보내 제품을 철저하게 검증(TUV 인증, 독일의 기술 검사 협회로 전기전자 제품, 자동차, 석유 화학, 신재생에너지, 철도, 건축물 등 산업분야에서 각종 시험과 검사를 실시한다),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외 미국 급류지역 테스트에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얻었고, 부산의 한 조선연구소(정부유관기관)에서도 두 차례 테스트를 받고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그렇다면 마이카누의 접이식 카누는 수명이 몇 년 정도 될까? 진광석 대표에 따르면 접이식 카누의 소재는 2만 번 접었다가 펴도 문제없는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어 카누로는 1,000회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은 마이카누를 2~3일에 한번씩 사용해도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이다.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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