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견인차에서 천덕꾸러기로…막내리는 탄광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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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석탄공사가 운영하는 공영 탄광 3곳이 이달 말 화순탄광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모두 문을 닫는다.
이렇게 되면 무연탄을 생산하는 국내 탄광은 민영인 강원 경동탄광 한 곳만 남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말 고시한 '제6차 석탄산업 장기계획(2021∼2025)'을 통해 나머지 탄광의 폐광도 예고했다.
민영인 경동탄광(2020년 기준 54만톤 생산)은 국내 유일한 무연탄 발전소인 동해화력발전소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생산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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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리는 탄광시대]
대한석탄공사가 운영하는 공영 탄광 3곳이 이달 말 화순탄광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모두 문을 닫는다. 이렇게 되면 무연탄을 생산하는 국내 탄광은 민영인 강원 경동탄광 한 곳만 남게 된다. 무연탄 산업의 채산성 악화와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에너지 전환 정책의 결과다.
전쟁과 분단을 겪은 한국은 1970년대 석탄을 동력 삼아 빠른 경제발전을 이뤘다. 1973년과 1978년 두차례의 석유파동 때는 석탄이 석유를 신속히 대체하며 외부 위기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였고, 가정용 연탄은 땔감용 벌목으로 황폐화된 산림을 복원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안전은 뒷전이고 생산량 증대가 제1의 목표였던 이 시기, 전국의 탄광에서 수많은 광부가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석유와 천연가스 수요가 늘고 대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연탄 산업의 비중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연탄은 겨울철 스모그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무연탄 산업은 1988년 연간 생산 2430만톤, 수요 2564만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여기엔 정부가 시행한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결국 가장 많을 때 347개에 이르렀던 전국의 탄광은 점차 줄어 현재 4개만 남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말 고시한 ‘제6차 석탄산업 장기계획(2021∼2025)’을 통해 나머지 탄광의 폐광도 예고했다. 2025년까지 전남 화순광업소(2023), 강원 장성광업소(2024), 강원 도계광업소(2025)를 순차적으로 문 닫기로 지난해 2월 노조와 합의했다. 민영인 경동탄광(2020년 기준 54만톤 생산)은 국내 유일한 무연탄 발전소인 동해화력발전소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생산을 유지한다. 앞서 정부는 1995년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광업소 폐업에 따른 후속 대책을 준비해왔다.
무연탄의 생산과 수요도 꾸준히 줄고 있다. 2002년 생산 331만8000톤, 소비 380만8000톤에서 지난해 82만톤, 82만6000톤으로 감소했다. 화력발전 수요량도 2019년부터 40만톤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2002~2022년) 탄광업 종사자는 6837명에서 1889명으로 줄었다.
석탄공사는 적자 운영이 이어지고 있다. 탄을 캐는 갱도가 점점 깊어지고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생산비가 꾸준히 오른 탓이다. 생산단가는 2016년 1톤당 21만5000원에서 2020년 35만6000원으로 올랐다. 반면 판매단가는 지난해 말 기준 1톤당 15만원 수준이다. 석탄공사 누적 부채는 2020년 2조1058억원이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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