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골국물처럼 뽀얀 풍경, 우린 이걸 곰탕이라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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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떠난 산행.
등산용어로 흔하게 쓰이는 '곰탕'은 '사골국물처럼 뽀얀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는 의미의 은어다.
즉, 안개나 구름에 갇혀 시야가 보이지 않고, 하얀 도화지 같은 풍경만 봤을 때 사람들은 날씨가 곰탕이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과 거미줄처럼 늘어선 능선을 보러 산에 올랐다면, 곰탕은 분명 아쉬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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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떠난 산행. 마침내 정상에 도착했지만, 주변은 안개에 뒤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때 들려오는 누군가의 메아리.
"오늘 날씨 완전 곰탕이네!"
등산 좀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곰탕'. 하지만 뜻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뚱딴지같은 소리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왜 산에서 곰탕을 찾는 걸까? 혹시 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곰탕이 있는 걸까?
등산용어로 흔하게 쓰이는 '곰탕'은 '사골국물처럼 뽀얀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는 의미의 은어다. 즉, 안개나 구름에 갇혀 시야가 보이지 않고, 하얀 도화지 같은 풍경만 봤을 때 사람들은 날씨가 곰탕이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과 거미줄처럼 늘어선 능선을 보러 산에 올랐다면, 곰탕은 분명 아쉬운 상황이다. 하지만 곰탕은 나름의 매력이 있다. 곰탕 속 풍경은 판타지 소설 속 배경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운이 좋아 날씨가 금방 개기만 한다면, 그 순간 평소에는 보기 힘든 절묘한 운해와 산줄기의 조화를 볼 수도 있다.
곰탕은 흐린 날뿐만 아니라 일교차가 큰 아침이나 봄·가을 그리고 구름이 머무는 높은 산에서 마주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곰탕은 신출귀몰해서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 우연히 만나는 곰탕은 산행의 재미를 반감시켜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질색한다. 그래도 자연이 선물하는 산의 색다른 모습이라 여기고 너그러이 받아주는 것이 어떨까.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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