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마지노선은 동탄·평택이라네요" 패널업계의 한탄

김준석 2023. 6. 30. 06: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주최한 '민·관·학·연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준석 기자
# "아주 아끼는 제자가 LG디스플레이에 입사해 마곡에서 행복하게 잘 지냈는데요. 어느날 이 친구가 파주로 발령이 났습니다. 그리고는 삼성전자로 이직을 했습니다. 사실은 이게 웃을 일이 아닌 거 같습니다. 요즘 2030세대에는 마지노선이 있는데 그곳이 동탄·평택이라고 합니다. 지금 이 세대도 이런데 앞으론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디스플레이 업계 인재에 대한 더 좋은 대우가 필요합니다."

# "저희 디스플레이 업계 종사자들이 반도체나 배터리에 비해 예우를 못 받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날'이라는 게 있는데 반도체 등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금탑'이라는 최고 영예의 훈장을 드리고 있는데, 17년간 1위를 지켜온 디스플레이 산업은 금탑이 없습니다."

민·관·학·연 디스플레 전문가들의 간담회 중 나온 일부 참석자들의 말이다.

中의 추격과 신시장 개척...호재와 악재 겹친 K-디스플레이

지난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주최한 '민·관·학·연 전문가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정태 삼성디스플레이 상생협력센터장(부사장), 신성필 LG디스플레이 대외협력·ESG담당 상무, 이상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무 등 민간 기업 대표 등이 참석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했다.

디스플레이 양강 삼성과 LG의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의 추격 등으로 디스플레이 업계가 고전하고 있지만, 가상현실 관련 수요 등 초격차 기술이 결국 핵심이 될 것이라면서 연구·개발(R&D)과 인재양성에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주문했다.

강 부사장은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는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면서 "하나는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도 중국에 의한 지배력이 확대돼 산업 근간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과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대감이라고 하면 최근 애플에서 비전프로를 출시하며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도와 중요성이 높아졌다"면서 "이번에 발표된 비전프로의 경우 마이크로 OLED의 가격이 전체 원가의 5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디스플레이가 전체 세트 측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강 부사장은 "가상현실에 대한 새로운 수요는 분명히 창출될 것이라 본다"면서 "2025년 현재 저희가 갖고 있는 것보다도 매출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그런 목표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OLED가 LCD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향후 2~3년이 중요한 기간이 될 것이라고 보고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성필 상무는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메타버스, 이종산업과의 협업과 융합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상무는 "디스플레이는 장치 산업이어서 대규모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대기업뿐 아니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같이 투자해야 전체적인 산업 생태계가 살아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이 어려울 때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조세특별제한법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조세를 환급 받을 수 없는 구조로 한계가 있어 좀 더 적극적인 인센티브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LED' K-디스플레이 구원투수 될까
이날 간담회에서는 시장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상용화가 언급됐다. 마이크로 LED는 100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작은 RGB LED를 기판에 촘촘히 박는 방식이다. 증강현실(AR) 기기에 들어가는 작은 형태부터 대형 TV까지 다양한 크기로 만들 수 있다.

김채현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역학장비 연구실장은 "현재 OLED나 LCD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마이크로 LED는 작은 패널을 어셈블(조립)해서 큰 패널을 만들기 때문에 중소기업도 만들 수 있는 첫 번째 디스플레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실장은 "차량용 처럼 모델에 따라 판매량에 따라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영역이 생겨 현재의 디스플레이 시장을 2~3배 그 이상 늘리는 데 마이크로 LED가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경 산업통상자원부 디스플레이·가전 팀장은 "현재 OLED에 비해 마이크로 LED, 나노 LED에 대한 국내 산업 생태계가 미흡한 편"이라면서 "OLED보다 더 밝고, 수명이 길며 더 큰 화면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LED 디스플레이 양산 기술 선정을 목표로 예타(예비타당성)를 준비 중이며 올해 하반기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