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명문대에 ‘한인’학생 문호 넓어질까?…소수인종우대 폐지에 한인사회 등 촉각

곽선미 기자 2023. 6. 30.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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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대법원이 29일(현지 시간) 대학 입학에서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인 이른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한인 사회에서 이번 결정에 따른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그간 한인 학생들은 우수한 입학 성적에도 불구, 흑인·히스패닉 등에게 주어지는 인종 우대 점수에 밀려 진학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일정 부분 있기에 미국 입시 전문가들은 한인 학생들에 다소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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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입시전문가들 “단기적으론 유리…장기적으론 변화 가능성”
미주 학부모들, 기대와 우려가 섞인 반응, 인종 갈등 불씨될까 우려도
‘어퍼머티브 액션’ 두고 미 연방 대법원 앞 찬반 시위. AP·연합뉴스

미국 연방 대법원이 29일(현지 시간) 대학 입학에서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인 이른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한인 사회에서 이번 결정에 따른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그간 한인 학생들은 우수한 입학 성적에도 불구, 흑인·히스패닉 등에게 주어지는 인종 우대 점수에 밀려 진학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일정 부분 있기에 미국 입시 전문가들은 한인 학생들에 다소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종 다양성을 중시하는 아이비리그 명문대들의 경우 그동안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문턱이 높았으나 입시 제도 변경이 불가피해지면서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사립 교육·컨설팅기관 ‘A1 칼리지 프렙’의 이승준 국장은 이날 "확실한 근거를 찾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한국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며 "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SAT) 평균만 봐도 한국 학생들이 월등히 높은데, 아이비리그는 SAT 만점 아니면 도전도 못 할 정도로 아시아계에 문이 좁았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1996년부터 주(州) 법으로 소수인종 우대정책이 금지됐으며 이후 한인과 아시아계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률이 높아졌다. 소수인종 우대정책이 유지되던 때엔 흑인이나 히스패닉 학생들에 자리를 주다 보니, 아시아계에 열린 자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치열한 경쟁 속 한인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는 "어퍼머티브 액션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없어진 이후 한국 학생들이 UCLA나 버클리대에 가기 쉬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UC(캘리포니아 대학) 캠퍼스들은 입시 제도가 좀 더 투명해서 한국 학생들이 준비하기가 더 유리한데, 아이비리그는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반영되는 등 불투명해서 완벽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도 진학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한인들의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시의 엘리트학원 김원아 원장도 "아시아계 학생들에게는 아주 작은 자리라도 더 늘어나는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특히 과학기술·공학·의료 등 분야에서 인종 다양성보다 실력이 고려되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이비리그 등 주요 대학들은 다양성을 워낙 중요시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인종을 고려하는 측면이 계속 유지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미주 한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는 한인들에게 유리해질 것이란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미주 최대 여성 커뮤니티 미씨유에스에이(MissyUSA)의 한 이용자는 "위헌 결정은 났어도 어차피 ‘홀리스틱 리뷰’를 내세울 것이고, 시험 성적 하나로 줄 세우는 게 아니니 결국 대학들은 하고 싶은 대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이용자도 "그저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불리해지지 않게 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백인들을 더 많이 뽑고 싶어 라티노, 흑인들의 자리를 뺏겠다는 것"이라며 "아시아계 학생들 성적이 워낙 높으니 지금 비율보다야 더 뽑힐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백인들의 들러리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흑인·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사이의 인종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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