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도, 집주인도, 집도 사라진다…연이은 '전세사기' 수법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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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뒤흔든 전세사기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대전에서도 보증금 반환이 안 되는 상황에서 집주인이 잠적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등 문제가 계속 드러나고 있다.
대전 서구의 또 다른 집주인 30대 B씨는 석 달간의 도피행각 끝에 최근 경찰에 붙잡혔다.
경매에 넘어간 집에 대한 '우선매수권' 등의 대책이 나왔지만 보증금 회수 등은 요원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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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뒤흔든 전세사기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대전에서도 보증금 반환이 안 되는 상황에서 집주인이 잠적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등 문제가 계속 드러나고 있다. 연이은 다가구주택 전세사기 사건에서 나타나는 비슷한 수법들도 주목되고 있다.
대전 서구에서는 세입자 19명이 집주인 30대 A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건물 5채를 소유한 A씨는 세입자들과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입자들은 1인당 1억 원가량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으며 A씨의 건물 규모를 감안할 때 피해자가 더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전 서구의 또 다른 집주인 30대 B씨는 석 달간의 도피행각 끝에 최근 경찰에 붙잡혔다. 수사가 시작되자 휴대전화를 없애고 자취를 감춘 B씨는 제주에서 발견됐다. 26명이 26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B씨에게 돌려받지 못했다.
대전에서는 앞서 대덕구·동구 등지에서도 40억 원대와 30억 원대의 전세사기 사건이 불거진 바 있다. 중구에서도 세입자 15명의 전세보증금 14억 원 상당을 돌려주지 않은 40대 C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연이어 드러난 문제들에서는 공통점이 보인다. 2020년을 전후해 지어져 2년이 지난 현재 전세계약 만기가 도래하기 시작한 새 건물들이 많다. 집주인들은 거액의 금융권 대출을 통해 여러 채의 다가구주택을 지어 올릴 수 있었고 본인 자본금은 거의 들이지 않았다.
경기침체 속 집값 하락과 맞물린 문제로만 보긴 어려운 정황들도 나왔다. 세입자들에게는 처음부터 선순위 보증금을 속여 알렸다. 집주인이 알고 보니 '가짜'인 경우도 있었다.
대덕구에서 검거된 전세사기 조직 내에서는 이른바 '터뜨린다'는 표현이 나오기도 했다. 은행돈으로 건물을 지어 보증금을 받아 챙긴 뒤, 2년이 지나 보증금을 돌려주는 대신 건물을 경매에 넘기는 것을 '터뜨린다'고 표현한 것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보증금도 집도 사라지는 격이다.
대덕구의 조직은 보증금을 받는 즉시 분배해 도박자금과 주식선물 투자 등에 사용했고, 다가구주택 3채를 신축한 B씨 역시 과도한 채무와 건축비 지출로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붙잡힌 한 집주인은 건물 신축부터 일련의 과정을 일종의 '투자방식'으로서 권유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입자들이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도 세입자들을 더욱 불안하고 또 분노케 한다. 집주인이 검거된 뒤에도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대부분이다. 경매에 넘어간 집에 대한 '우선매수권' 등의 대책이 나왔지만 보증금 회수 등은 요원한 실정이다.
특히 많은 피해가 나타난 다가구주택의 경우 건축법상 단독주택에 포함돼, 설령 세입자가 경매에 넘어간 집을 직접 사고 싶어도 한 가구만이 아닌 '건물 전체'를 사야 된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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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CBS 김정남 기자 jn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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