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동관 홍보수석실, ‘종북스님 여론전’ 지시했는데…자서전엔 “오해 풀었다”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은 8년 전 펴낸 자서전에서 봉은사 전 주지인 명진스님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던 경험을 언급하면서 “용서하는 마음을 갖기로 했다” “오해를 풀었다”고 적었다. 이 특보가 청와대 홍보수석일 때 홍보수석실이 명진스님을 불교계에서 퇴출할 목적으로 국가정보원에 사이버 여론전까지 지시했는데도 이 특보 자신이 마치 피해자의 위치에서 선의를 베풀어 화해한양 묘사한 것이다. 명진스님은 이 특보의 주장에 대해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이동관 특보의 자서전 <도전의 날들>에는 그가 2010년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명진스님과 악연을 맺은 경험이 서술돼 있다. 그는 “대변인과 홍보수석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황당했던 보도는 명진스님과 관련한 내용”이라며 2010년 4월 보도된 오마이뉴스 기사를 언급했다. 기사는 ‘봉은사 외압설’과 관련해 이 특보가 폭로자를 회유·협박했다고 당시 명진스님이 주장한 내용을 담았다.
이 특보는 이에 대해 “너무나 얼토당토 않은 주장이었다”면서 “이 사안만큼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명진 스님과 김영국씨를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썼다.
이 특보는 이어 명진스님과 화해를 했다는 취지로 적었다. 이 특보는 “2010년 홍보수석에서 물러나면서 고소를 취하했다”면서 “공직에서 물러나는 만큼 인간적 선의를 베푼 것이었고 나중에 명진 스님과도 오해를 풀었다”고 썼다. 당시 이 특보는 “사인으로서는 그분들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고 진실은 명명백백하므로 용서하는 마음을 갖기로 했다”고 고소 취하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명진스님은 이날 통화에서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당시에 잘못한 게 없었기 때문에 고소를 하려면 얼마든지 하라고 했었다”면서 “나중에 가서 ‘용서’의 마음으로 고소를 취하한다고 하길래 아주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이어 “오해를 풀고 말고 할 것도 없는데 그런 것 가지고 거짓말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명진스님은 “그 이후엔 이동관을 제대로 만났던 적도 없다”면서 “한번은 결혼식장에서 이전에 많이 본듯한 사람이 인사를 하길래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동관이었던 기억만 있다”고 덧붙였다.
‘봉은사 외압설’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2010년 서울 강남의 대표 사찰인 봉은사의 직영사찰화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던 때였는데, 명진스님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강남의 좌파 주지를 가만둬서야 되겠느냐”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는 그 자리에 함께 있던 김영국 거사(전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가 명진스님에게 전해준 내용이었다. 김 거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명진스님의 말이 맞다”고 했고, 명진스님은 봉은사 법회에서 “이동관 수석이 김 거사에게 기자회견 하지 말라고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6300600011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6300600001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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