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촌은 그래도 낫다는데”… 이대 상권, 업종제한 폐지에도 ‘아직 문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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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찾은 서울 이대역 일대 상가 상당수는 여전히 '임대문의'만 써붙여진 채 텅텅 빈 모습이었다.
인근 신촌의 경우 연세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를 9월까지 한시적으로 지정 해제되면서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이대 앞 분위기는 여전히 어두운 모습이었다.
이대 앞 상권도 서대문구의 업종제한 폐지 이후 다양한 업종의 문의가 많아졌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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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로 단기간에 살아나기 힘들어… 장기적으로 봐야”
“업종 상관 없어요. 임대료는 5평 기준으로 보증금 5000만원에 180정도 하는데 신촌보다 저렴한 편이에요. 업종제한 폐지되고 나서는 더 다양하게 문의가 오는 편이죠” (이대역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
지난 29일 찾은 서울 이대역 일대 상가 상당수는 여전히 ‘임대문의’만 써붙여진 채 텅텅 빈 모습이었다. 이대역 2번출구부터 이화여대 정문까지 양옆으로 이어진 상가들 중 건물이 ‘통으로’ 빈 상가만 13개. ‘철거예정’이 붙은 두개 건물을 제외하면 11개 건물이 임차인을 찾지 못한 채 오래 방치돼 있었다.
이화여대 정문에서 신촌기차역으로 내려가는 길목 상황은 더 심각했다. 이전에 걸려있던 간판과 흔적을 다 정리하지 못한 가게에는 ‘임대문의’ 종이만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영업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가게들도 문을 연 곳을 손에 꼽을 정도였다. 평일 낮에도 대학생들과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수년 전 이대 앞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서대문구는 지난 3월 이대 앞 상권 회복을 위해 의류·잡화 소매점과 이·미용원으로 제한됐던 업종 제한을 사실상 폐지했다. 그러나 업종제한 폐지로 인해 이대 앞 상인들의 기대만 높아졌을 뿐 여전히 1층 공실은 채워지지 않는 분위기다. 인근 신촌의 경우 연세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를 9월까지 한시적으로 지정 해제되면서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이대 앞 분위기는 여전히 어두운 모습이었다.
한국부동산원 중대형상가 공실률 자료에 따르면 신촌·이대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9.1%에서 올해 1분기 6.9%로 낮아졌다. 이는 서울시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신촌 연세로 일대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한시적으로 지정 해제하면서 오히려 신촌 상권 상황이 나아졌기 때문이다. 서대문구와 신촌상권 상인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오히려 상권 활성화를 저해한다고 주장해왔다.
신촌 연세로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학생들도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유동인구가 늘어났고, 차량 통행도 가능해지면서 더 북적북적해진 분위기”라며 “신촌 일대는 이대 앞과 같은 보증금(5000만원 수준)이라고 할 때 월 임대료가 250만~300만원씩 하는데, 그래도 공실은 더 적어 그나마 상황이 괜찮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대 앞 상권도 서대문구의 업종제한 폐지 이후 다양한 업종의 문의가 많아졌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부터 이대 앞 상권 활성화를 위해 의류·잡화 소매점과 이·미용원으로 업종을 제한한 바 있다. 서대문구는 지난 3월 사실상 업종제한을 폐지하고 음식점, 병원, 학원, 공연장, 노래연습장 등으로 확대했다. 서울시가 지정한 건축물 권장용도 설정은 주로 인근 상권을 보호하고 살리는 목적으로 사용됐다. 조금씩 권장용도 업종이 변경되는 경우는 있지만 한번에 해제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대 인근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커피나 주스 같은 업종의 인기가 계속 많았는데, 비슷한 업종이 우르르 들어오면 다 같이 손해기 때문에 업종제한이 해제되고 나서 오히려 문의가 다양해지고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실제로 계약이 되고 가게가 들어오는 것은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규제가 해제됐다고 단기간에 상권이 살아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상권이 죽는 것은 쉬워도 다시 살아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단순히 어떤 규제를 완화했다고 해서 활성화될 것을 바로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주택 시장과 다르게 지자체나 정부가 나서서 인센티브를 주기도 힘들고, 높은 금리 등 시장 환경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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