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 행동하는 글로벌 전략가[2023 100대 CEO]

2023. 6.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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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LG전자 전신 ‘금성’ 입사해 CEO 자리까지 오른 ‘정통 LG맨’
고객 중심 사업 운영 체계 구축,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진두지휘
“모든 영역에서 고객 경험 혁신을 이뤄내자” 주문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조주완 사장은 주요 시장에서 다양한 경험과 경영 노하우를 쌓은 ‘글로벌 전략가’다. 시장과 고객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의 사업 운영 체계 구축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1987년 LG전자의 전신 금성사에 입사해 CEO 자리까지 오른 정통 LG맨이기도 하다. 그는 입사 면접을 위해 당시 새로 준공된 LG트윈타워에 온 날을 이렇게 회상한다. “정말 말 그대로 반했습니다.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열망처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조 사장은 35년간 본사·사업부·해외법인 등을 두루 거치며 글로벌 전략가로 거듭났다. 특히 2014년 미국법인장 부임 후 2017년까지 프리미엄 판매 역량 강화를 통해 시장 지위를 개선하고 B2B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 내며 미국 시장을 LG전자의 가장 주요한 수익 시장으로 만들었다.

2021년 말 CEO 취임 이후에는 구성원과의 소통,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벤처 투자를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등 다방면에서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한 경영 행보를 펼치고 있다. 가전제품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한 업(UP) 가전, 10년 만에 턴어라운드를 달성한 전장 사업, 미래 성장과 수익을 이끌 디지털 헬스케어와 전기차 충전 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객 경험은 조 CEO의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LG전자 조 사장이 21년 12월 1일 LG전자 CEO에 취임한 직후 일성으로 ‘펀(F.U.N.) 고객 경험’을 들고 나왔다. 최고의(First), 차별화된(Unique), 세상에 없던(New) 고객 경험으로 ‘이기는 성장, 성공하는 변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성원들에게는 “고객과 다양한 접점을 구축해 소통하는 사업 모델, 한 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사업 방식,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연구하고 기획하는 조직 역량 등 모든 영역에서 고객 경험 혁신을 이뤄내자”고 주문했다.

LG전자는 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여정을 ‘구매’ 전 ‘탐색’ 단계부터 ‘사용·관리’까지 전체로 확장해 보고 있다. LG전자는 이를 고객 경험 여정(CEJ : Customer Experience Journey)이라고 정의하고 LG베스트샵 매장과 AS센터·콜센터 등 고객과의 접점에서부터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된 모습의 고객 경험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CEO 직속으로 CX(Customer eXperience) 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고객 경험 여정 전반에 이르는 총체적이고 선행적인 고객 경험을 연구하고 전략과 로드맵을 제시, 전사 관점의 고객 경험 혁신과 상품·서비스·사업 모델 기획 등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고객은 제품이 아니라 경험을 구매한다”며 고객 경험을 강조한 조 사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조직 개편이다.

그는 올해 신년메시지에서는 ‘이기는 성장’과 ‘성공하는 변화’라는 경영 기조를 재차 강조하며 “시장과 고객에게 가치를 인정받는 미래 지향적 사업 구조로 변화해 나가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한 전략방향으로 △포트폴리오 고도화 △고객 중심의 사업 운영체계 구축 △미래준비 역량 강화 △워룸태스크 실행을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만들어진 워룸은 경기불황에도 탄탄한 근본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건강한 구조를 만들기 위한 조직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 들어 글로벌 현장경영 보폭을 확대, 상반기에만 북미·유럽·중남미·아시아·중동 등 총 12개국을 방문해 직접 현장을 살폈다. 이동거리만 14만5000여km로 지구 세 바퀴 반에 달한다.

조 사장은 또 구성원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실시간으로 구성원과 격의 없이 솔직하게 대화하는 ‘CEO F.U.N Talk’를 수시 개최하며 회사 곳곳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지난 4월 팀장급 조직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여섯 번 째 F.U.N Talk에서 그는 “좋은 리더는 호기심과 배움, 균형을 골고루 갖춰야 한다”며 리더십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REINVENT LG전자’의 범위도 더욱 넓혀가고 있다. REINVENT는 지난해 5월 전 임직원들과 함께 정한 새로운 조직문화의 방향성과 실천 방안이다. 구성원 스스로 즐거운 변화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LG전자를 재가동하자는 의미다. 올해는 그 범위를 일하는 방식, 조직문화에서 브랜드·마케팅·품질·정도경영 등 회사 시스템과 조직, 제도 전반을 아우르는 전사 차원의 변화관리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브랜드 변화를 위해 핵심 가치를 △타협 없는 고객경험 △인간 중심의 혁신 △미소 짓게 하는 따뜻함 등 3개로 신규 정립했다. 브랜드 심벌인 ‘미래의 얼굴’에는 모션을 더해 윙크·인사·놀라움 등을 표현하는 디지털 로고플레이를 도입하고, 밝음과 역동성·가시성을 높은 ‘LG 액티브 레드’ 컬러 사용, 신규 서체 개발 등을 통해 더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CEO 약력
1962년 출생. 부산 동성고. 부산대 기계공학(학사). 연세대 경영학(석사) 졸. 1987년 금성사 업무부 입사. 2002년 DA사업본부 해외사업전략 그룹장(부장). 2010년 호주법인장. 2018년 북미지역대표 겸 미국법인장(부사장) 2019년 CSO(최고전략책임자). 2021년 CEO 겸 CSO(사장).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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