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은 나무’, 소통의 시작[이제학의 힐링카페]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자신을 괴롭히고 아픔을 주는 도끼날에 독(毒)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향(香)을 묻혀주는 지혜가 필요하지는 않을까(?)라는 지난번 칼럼의 표현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하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우리는 저 멀리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자라고 있는 ‘무릎 꿇은 나무’의 일화를 알고 있다. 수목한계선인 해발 3000~3500m 높이로 바람이 매섭고, 눈보라가 심하며 강우량이 매우 적은 그 척박한 땅에서 이 나무는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웅크러뜨렸다.
초라하게 자라는 키 작고 뚱뚱하고 마치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는 이 나무. 가구를 만드는 목공소에서도 반기지 않는다. 심지어 꽃이나 잎도 제대로 피우지 못해 초식동물들조차 거들떠보지 않는다. 이 나무는 이처럼 열악한 조건에서 생존을 위해 무서운 인내를 발휘한다.
인내의 결과로 볼품없이 휘어지고 뒤틀려 무엇으로도 쓸모없을 것 같은 이 나무가, 가장 공명이 잘 된다는 명품 바이올린의 소재로 사용된다. 나아가 세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수많은 사람의 감동과 눈물을 자아낸다. 전화위복이고 나무승리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영혼을 갖고 인생의 절묘한 선율을 내는 사람은 누구인가? 아무런 고난 없이 좋은 조건에서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 온갖 역경과 아픔을 겪어온 사람이다. 닥치는 매서운 바람을 맞아 인내하며 실천하고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이다.
세상은 참 만만하지 않다. 기획하고 설계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많은 시련과 역경이 닥쳐온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불운도 소나기처럼 몰아친다.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불러들이지도 않았고 쫓아낼 수도 없으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삶을 바꾸어놓을 때, 우리는 그것을 가리켜 불운, 저주, 부조리라고 한다.
이때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숙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생존과 성패, 인생의 품격을 결정짓는 중대사다.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리 큰 상처를 받아도 다시 일어나 스스로를 치유한다. 반면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은 작은 불운과 상처에도 쓰러지고 만다.
이러한 상처는 모두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난다. 그것도 대부분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벌어지고 배신과 원한으로 점철된다. 그 원한은 한 방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소하게 서운한 부분이 쌓이고 쌓여서 폭발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시작은 작은 소통의 부재로부터 기인된다.
인간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고 있지만 타인과 소통하는 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곤란을 겪는다. 상대방 머릿속을 들여다 볼 수 없기 때문에, 시시때때로 말실수를 하고 송곳보다 날카로운 말로 상대방을 힘들게 한다. 소통은 중요하지만 힘든 과제로 까다로운 장애물들을 넘어야 한다.
내면의 고난과 시련을 이겨낸 사람이 타인을 향해 ‘마음의 무릎’을 겸손하게 꿇을 때, 타인과의 소통은 비로소 시작된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소통의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은 나무’처럼 상대를 위해 최대한 내어주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 ‘49번 용서하되 7번을 더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한 번도 아니고 49번 용서하되 거기에 7번을 더하라는 것이다. 용서할거면 끝까지 하라는 말씀이다. 아울러 성경은 ‘노하기를 더디 하는 것이 사람의 슬기요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 자기의 영광이니라(잠언 19:11)’고 가르치고 있다.
불운이 닥치면 우리는 대부분 자신을 불운으로 빠뜨린 사람이나 일을 증오한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들은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 집중한다.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자신을 괴롭히고 아픔을 주는 도끼날에 독(毒)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향(香)을 묻혀주는 지혜는 나와 그 사람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이 아닐까?
<이제학 한국힐링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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