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열풍과 외국인 관광객 3천만 시대[우보세]

기성훈 기자 2023. 6. 3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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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코로나19 유행 탓에 한국을 직접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일본에선 한국에 온 것처럼 놀고 음식을 먹는 '도한(渡韓) 놀이'도 유행하고 있다.

'서울 관광객 3000만 시대'를 공약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일찌감치 "관광 총력전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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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24일 일본 도쿄 포트시티 다케시바 열린 서울관광 프로모션 '2023 SEOUL EDITION in TOKYO'(2023 서울 에디션 인 도쿄) 행사 중 K팝 패션쇼 및 커버댄스 모습./사진=기성훈 기자
지난 24일 오전 일본 도쿄의 대표 부촌(富村)인 미나토구 포트시티 다케시바 포트홀 앞은 수십 명의 10~20대 일본 여성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에 열린 서울관광 프로모션 행사인 '2023 서울에디션 인 도쿄'에서 선보이는 K(케이)팝 공연에 들어가기 위한 인파였다. 사전 당첨자에 뽑히지 못한 K팝 팬들이 현장에서 입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고 장사진을 이룬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시민들은 전날 저녁부터 입구 앞에서 대기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들을 포함해 약 700명에 달한 일본인 관객들은 보아 '넘버원', 카라 '미스터', 엑소 '으르렁', 뉴진스 '하입보이'까지 1~4세대 K팝 아이돌 노래에 맞춰 춤추고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 진행된 6인조 보이그룹 BTOB(비투비)의 공연이 시작되자 객석은 순식간에 함성과 열광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K팝뿐만이 아니다. 지난 27일 일본 도쿄의 쇼핑 중심지 긴자에 들어선 롯데면세점에서 진행된 서울패션위크 브랜드 전용관 개관 행사에도 20여 명에 달하는 일본 인플루언서들이 몰려들어 눈길을 끌었다. K패션의 독창성을 보고 일본에서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게 현지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국기업의 일본 마케팅을 대행하는 업체에서 일하는 야마다 쿄카씨(25·여)도 "이제 한류는 노래와 드라마 등만의 유행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탓에 한국을 직접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일본에선 한국에 온 것처럼 놀고 음식을 먹는 '도한(渡韓) 놀이'도 유행하고 있다.

지난 27일 롯데면세점 긴자점의 서울패션위크 브랜드 전용관 개관식에 참여한 일본 인플루언서들./사진=기성훈 기자

이렇게 전방위로 K컬처가 관심을 받으며 관광산업에도 기회가 되고 있다. '서울 관광객 3000만 시대'를 공약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일찌감치 "관광 총력전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광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세계 평균이 10%가 넘는데 한국은 3%가 채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서울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관련 정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도 관광산업 부흥에 주력하고 있다. K팝·K콘텐츠와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풍성한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서울 외 지역관광을 다채롭게 선보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을 찾으려는 외국인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는게 필요하다.

일본에서 만난 많은 현지인들은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여행을 원했다. 한국을 5번 방문한 야마다씨는 "한국행 비행기 값이 저렴했으면 좋겠다"면서 "호텔 외에 다양한 종류의 숙박시설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여행필수품인 구글맵도 쓰기 쉽지 않다는 점도 불편 사항으로 꼽혔다. 숙박업상 영업 신고조차 하지 않은 채 운영되는 불법 업체들도 많지만 방한 외국인들은 이를 구별할 수 없다.

코로나19로 멈춰섰던 글로벌 관광 시계는 다시 빠르게 돌고 있다. K컬처를 통해 전 세계인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관광을 위한 축제 등 다양하게 즐길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만족할만한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나와야 할 때다.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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