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3세' 김동관·정기선, 군함 수주 세게 붙었다…오늘 입찰 돌입

배지윤 기자 2023. 6. 30.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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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0억원대 울산급 배치3 호위함 2척 입찰 시작…내년 '미니 이지스함' 입찰 전초전
한화오션 출범 후 첫 수주전 '총력'…1번함 만든 HD현대중공업 "수상함 명가" 자신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과 해군 호위함 건조를 놓고 정면으로 부딪쳤다. 대기업 오너 3세 중 '소문난 절친'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자존심을 건 승부라는 점에서도 업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이른바 울산급 배치3(Batch-III) 사업의 5번, 6번 호위함의 입찰이 이날 시작된다. 사업 예산은 8334억원이다. 방사청은 이날부터 입찰서를 제출한 기업별 제안서 평가를 거친 뒤 7월 중순쯤 낙찰업체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이번 입찰전에서는 울산급 배치3의 5번, 6번 호위함을 건조할 사업자를 선정한다. 배치3의 마지막 물량 두 척인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유력한 예비 입찰자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호위함 수주 이력을 앞세우며 추가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고, 대우조선해양에서 새출발한 한화오션은 출범 후 첫 전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잔뜩 벼르고 있다.

이번 호위함 2척 계약이 내년에 방위사업청이 상세설계 및 건조사업 입찰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도 양사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기능 레이더 등 첨단 무기체계가 탑재돼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KDDX 사업은 총 7조8000억원 규모로 계획되고 있다.

이번에 입찰을 진행하는 울산급 배치3의 경우 1번~4번 호위함은 이미 사업자가 결정된 상태다. 1번 선도함은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약 4044억원에 수주해 성공적으로 진수했다. 2번~4번함은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가 척당 3300억~3500억원에 수주해 저가 수주 논란이 있었다.

이에 5번, 6번함 선정 기준에서 이전과 달라진 점은 사업자 선정 방식이다. 연초 방위사업관리의 사업자 선정 기준이 기존 가격 중심에서 기술력 중심으로 개정됐다. 과거 SK오션플랜트처럼 낮은 가격을 써내 저가로 입찰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부분은 기술력이다. 우선 선도함 수주 경험이 있는 HD현대중공업은 기술력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을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HD현대중공업이 수상함 분야에서, 한화오션이 잠수함 분야에서 앞선 경쟁력을 보유해 온 점을 감안해도 HD현대중공업으로서는 이번 호위함 경쟁에서 밀린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한화오션으로서도 의지를 불사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 품에 안기고 모기업 리스크를 해소하며 특수선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기업결합 전 경영 악화로 상선 사업 대비 점유율이 낮은 특수선 사업에 집중할 여력이 부족했지만, 한화 편입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졌고 그룹 방산 계열사 시너지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울산급 배치2(Batch-II) 사업에서 절반인 4척을 수주한 바 있어 잠수함뿐 아니라 수상함에서도 경쟁력이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하고 있다.

변수로는 HD현대중공업 임직원의 군함 설계도면 유출 이슈로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 감점 페널티(감점 1.8점)가 적용된다는 점이 거론된다. 앞서 한화오션 측은 2020년 KDDX 기본설계 사업자에 HD현대중공업이 선정되는 과정에서 이 문제로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문제 삼았다.

그렇게 대규모 사업은 아니지만 이번 수주전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또 있다. 이번 결과가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재계 3세'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사장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김 부회장의 경우 한화오션 출범 직후 부산에서 열린 'MADEX 2023' 전시 첫날 현장을 깜짝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며 군함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이 한화그룹 차세대 리더로서 사업 비전을 공유한 건 처음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며 직접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소문난 절친이지만 한화오션의 출범으로 어쩔 수 없이 사업 영역이 겹치게 된 만큼 이번엔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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