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기념일 '총출동', 다른 기념일은 '선택적'…與 '기념식 정치'
서해수호의날,현충일,6‧25,제2연평해전기념식 '개근'한 국민의힘
4‧3추념식, 6‧10민주항쟁기념식은 '불참'…기념일 '정쟁' 활용 비판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제2연평해전 발발 2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전사자의 명복을 기리고 안보태세를 점검했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 출범 이후 김 대표는 이날 제2연평해전 기념행사를 비롯해 '안보'와 관련된 기념식에 빠지지 않고 지도부 차원의 총출동에 나서고 있는데, 안보를 고리로 보수층 결집과 함께 2030남성의 표심을 노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與지도부 제2연평해전 기념식 총출동 "안보가 지도자 첫 사명"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김병민‧김가람 최고위원,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29일 경기도 평택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21주년 승전 기념식'에 참석해 전승비를 참배했다. 김 대표는 "나라의 안전 보장을 튼튼히 하는 것이 나라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첫 번째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후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민주당 정권에서 해전의 희생자들이 따돌림을 당했다"며 야권을 비판했다.
과거 황교안 전 대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이준석 전 대표 등도 제2연평해전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지도부가 대거 해당 기념식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 기념식은 유승민 전 의원이 국가급 행사로의 격상을 주장하며 매년 참석해온 행사로 알려져 있다. 이날도 기념식에 참석한 유 전 의원은 "저는 오래 전부터 매년 (기념식에) 왔다"며 "21년이 지났지만 꼭 잊지 않고 산화한 6명의 영웅들, 다친 장병들을 끝까지 기억해주고 명예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보 기념일 '개근', 다른 기념일은 '선택적'…참석 여부가 정쟁되기도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김 대표는 안보와 관련된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보수 표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서해용사 '롤콜(roll call)' 추모가 있던 지난 3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지도부가 총출동한 것을 시작으로 6월 호국보훈의 달에 들어서는 그 빈도가 더 잦아졌다.
국민의힘은 현충일 추념식, 6‧25전쟁 기념일, 제2연평해전 기념식뿐 아니라 지난 1일 보훈 재활센터에 방문해 상이군경 체육인들과의 간담회를 가졌고, 지난 20일 철원 3사단을 찾아 얼음정수기를 보급하는 등 안보행보에 열중이다. 보훈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동시에 전통적인 지지층인 보수 표심과 2030남성 지지를 확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안보 관련이 아닌 다른 기념일에 대한 참석은 선택적이다. 4‧19기념식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지도부뿐 아니라 의원들까지 대거 참석한 반면, 4‧3추념식과 6‧10민주항쟁 기념식에는 불참했다. 각각 바쁜 일정과 주최 단체가 정권 퇴진 운동을 후원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당시 여당 내부에서도 불참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기념식 참석 여부는 여야가 서로를 공격하는 빌미로 쓰이기도 한다. 민주당이 4‧3추념식에 여당 지도부의 불참을 비판하자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CBS라디오에서 "서해수호의 날에 민주당 지도부는 단 한 명도 안 왔고 문재인 대통령은 희생당한 젊은 병사들 영정에 조화도 안 보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말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49재에 불참한 윤 대통령을 공격하자 당시 김기현 의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국방의무를 수행하다 전사한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사건 장병들을 추모하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내내 모른 척해 논란이었다"고 역공했다.
여야가 국가기념일을 정쟁에 이용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안보 기념일은 여당 것, 민주화운동 기념일은 야당 것으로 가를 수 있느냐"라며 "과거를 기억하는 기념일을 유불리로 활용하는 정치권이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5‧18민주화운동을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하며 여권 전체가 광주에 갔을 때 울림이 있던 것처럼 여야가 진영을 통합하는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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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수정 기자 crysta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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